Posted on 2026. 09. 08.
‘도넛도봉 데이터초상화 주민공론장’ 개최
에너지·제로웨이스트·기후재난·건강·교육 5개 주제로 지역의 과제와 전환 방향 논의
기후위기와 불평등을 지역의 데이터와 주민의 경험으로 함께 살펴보는 ‘도넛도봉 데이터초상화 주민공론장’이 지난 8월 31일 도봉구청 16층 자운봉홀에서 열렸다.
기후불평등 대응 네트워크가 마련한 이번 공론장에는 지역주민과 지역단체, 복지기관, 도봉구청 복지정책과·기후환경과와 도봉구의회 신은옥 의원과 구의회 관계자 등 약 8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네트워크가 약 5개월간 지역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만든 「‘도넛도시’ 도봉을 그리다」 데이터초상화를 함께 살펴보고, 데이터만으로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 주민의 경험과 지역의 과제를 나눴다.
이날 김동욱 도봉구청장도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김 구청장은 특히 지역에서 폐기물을 줄이고 자원순환을 확대하는 활동에 긍정적인 관심을 나타내며, 주민과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기후불평등 대응 활동을 응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사람의 좋은 삶과 생태적 한계를 함께 보는 ‘도넛도시’
‘도넛도시’는 영국 경제학자 케이트 레이워스(Kate Raworth)가 제안한 넛경제학(Doughnut Economics)을 도시와 지역에 적용한 개념이다. 도넛의 안쪽은 주거, 건강, 교육, 먹거리, 소득 등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기초, 바깥쪽은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자원 사용 등 넘어서는 안 되는 생태적 한계를 뜻한다.
즉 사람들의 삶이 부족하지 않으면서도 지구의 생태적 한계를 넘지 않는 ‘안전하고 정의로운 공간’에서 모두가 잘 살아갈 수 있는 지역을 만들자는 관점이다.
이상헌 교수의 강의자료에서도 도넛경제학은 지구 생태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인간의 복리를 추구하고, 경제정의와 환경정의를 함께 고려하는 접근으로 소개됐다.
행사는 한신대학교 평화교양대학·사회혁신경영대학원 이상헌 교수의 ‘도넛도시와 기후불평등’ 강의로 시작됐다.
이 교수는 기후위기가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라 책임과 피해가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문제라는 점을 설명하며, 기후위기 대응에서 경제정의와 환경정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불평등 대응 네트워크는 도봉을 지역-생태와 지역-사회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본 데이터초상화의 주요 결과를 공유했다.
주거, 건강, 교육, 에너지, 폐기물, 기후재난, 주민참여 등 주민의 일상과 밀접한 영역을 함께 분석한 결과, 30년 이상 노후주택 비율이 서울에서 가장 높고, 난방·단열 상태와 폭염·폭우 등 기후재난 대응에서도 취약성이 확인됐다.
반면 사회적 신뢰도와 사회적 지원망은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주민 간 관계와 공동체의 힘이 도봉의 중요한 자산이라는 점도 확인됐다.
5개 주제로 주민의 경험을 데이터에 더하다
본격적인 공론에서는 참가자들이 에너지, 제로웨이스트, 기후재난 안전, 건강, 교육 등 5개 주제, 총 10개 테이블로 나뉘어 토론했다. 각 테이블에서는 데이터가 실제 동네의 모습과 얼마나 닮아 있는지, 누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개인의 실천과 제도·정책의 역할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등을 중심으로 의견을 나눴다.
토론에서는 ▲기후재난 대응을 위한 시설뿐 아니라 이웃 간 관계망의 필요 ▲건강을 주거·관계·쉼·생활공간의 문제로 함께 바라볼 필요 ▲폐기물 처리보다 발생 자체를 줄이는 구조 마련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취약가구 지원의 우선순위 ▲아이들이 지역 안에서 만날 좋은 어른과 안전한 공간의 필요 등이 주요 의견으로 제시됐다.
각 테이블은 토론을 마친 뒤 ‘함께 말할 수 있는 것’, ‘의견이 갈린 것’, ‘데이터에는 없었던 우리 동네의 사실’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기존 데이터가 실제 주민의 삶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는지 다시 살피고, 새롭게 확인된 경험과 제안을 데이터초상화에 보완하는 데 의미를 뒀다.
주민의 목소리 더해 데이터초상화 최종본 제작
기후불평등 대응 네트워크는 이번 공론장에서 나온 주민들의 경험과 제안을 검토해 도넛도봉 데이터초상화 최종본에 반영할 계획이다. 완성된 결과물은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 홈페이지를 비롯해 지역의 기관·단체와 주민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올해는 주민 의견을 더해 데이터초상화를 보완하고, 내년에는 보다 다양한 주민의 구체적인 삶과 경험을 담는 커뮤니티 초상화 과정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김난미 기후불평등 대응 네트워크 운영 총괄은 “데이터가 보여주는 지역의 모습만큼 중요한 것이 실제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험”이라며, “앞으로도 주민의 목소리를 계속 담아, 누구나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면서 생태적 한계를 지키는 지속가능한 도봉을 지역의 주민·기관·단체가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