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6. 08. 27.


주민 한마디에 시작된 약속 방치된 위험지대 살린 \'어르신 보안관과 장로\'

성북구, 수년간 물·토사 유출되던 현장 자발적 정비에 특별표창 수여

주민 한마디에 시작된 약속 방치된 위험지대 살린 \'어르신 보안관과 장로\'

성북구 길음동의 한 아파트 뒤편. 장마철이면 교회 뒤편 비탈에서 흘러내린 물과 토사가 아파트 축대 아래로 쏟아졌고, 낙엽과 쓰레기가 쌓여 주민들은 오랫동안 불편을 겪었다.

행정이 아닌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이곳이 말끔히 정비되면서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성북구는 지난 8월 5일 성북구청에서 김정일 전 성북구 아파트 어르신 보안관과 정인교회 김재문 장로에게 주민 안전과 생활환경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이승로 성북구청장 특별표창을 수여했다.

이번 이야기는 주민 한 사람의 부탁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성북구 아파트 어르신 보안관으로 활동하던 김정일 전 보안관은 길음동 래미안1차 아파트 101동 앞에서 오랫동안 반복되던 물 유출 문제를 확인했다. 정인교회 후면 지하층에서 흘러내린 물과 토사가 아파트 방향으로 이어졌고, 낙수 지점에는 안전사고를 우려해 철책까지 설치돼 있었다.

당시 89세 105동 입주민 이인훈 씨는 보안관 완장을 찬 김 전 보안관에게 "꼭 해결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 전 보안관은 "반드시 해결해 보겠다"고 약속했고, 같은 아파트 주민이자 정인교회 김재문 장로와 함께 현장을 여러 차례 살펴보며 해결 방안을 찾았다.

김 전 보안관은 공사비를 직접 부담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혔지만 당시에는 여건이 여의치 않아 사업은 추진되지 못했다. 이후 보안관 임기가 끝나면서 문제도 그대로 남는 듯했다.

그러나 올해 6월 말 뜻밖의 연락이 왔다.

김재문 장로는 교회와 협의해 현장을 정비했고, 수년 동안 방치됐던 비탈면의 낙엽과 토사, 폐기물을 모두 걷어냈다. 집중호우에도 물과 흙이 아파트 쪽으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배수 환경도 함께 개선했다.

김 전 보안관은 현장 사진을 받아본 뒤 직접 교회를 찾아 보안관 활동 당시 받은 활동수당 전액을 헌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주민과 교회가 함께 만든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거창한 예산사업이 아니라 주민과 지역 종교시설이 함께 지역 문제를 해결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장마철을 앞두고 침수와 토사 유출을 예방한 생활밀착형 안전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성북구는 이러한 공동체 정신을 높이 평가해 두 사람에게 특별표창을 수여하기로 했다.

전 동대표 김계숙 씨는 “몇 년 동안 그대로 있던 곳이 이렇게 깨끗해질 줄은 몰랐다”며 “누군가는 지나칠 수 있는 문제를 끝까지 책임지고 해결한 모습이 큰 울림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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