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6. 07. 16.


고유가·고환율에 치솟는 밥상 물가,

긴축 기조 견지하고 물가 관리에 총력을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고유가·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서민경제의 근본인 밥상 물가가 정면으로 위협받고 있다.

먹거리를 위주로 한 밥상 물가가 전방위로 들썩이며 쌀과 감자 같은 농산물은 물론 고추장·젓갈 등 일상에서 흔히 소비하는 가공식품도 올해 들어 두 자릿수로 가격이 훌쩍 뛰었다.

여기에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외식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오르면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날로 팍팍해지고 경제적 부담이 한층 커졌다. 정부는 수출산업도 중요하지만, 하반기 경제정책은 물가와 환율 안정에 더욱 집중하고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7월 2일 발표한 ‘2026년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2026년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9(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하였고 전월 3.1%보다 0.1%포인트 상승하며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전체 458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작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고 전월 3.3%보다 0.1%포인트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고,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2.5% 상승해 물가 오름세가 광범위하게 이어졌다.

지난 2월 28일 중동 전쟁이 발발한 이후 상승 폭이 꾸준히 확대되는 흐름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3월 2.2%, 4월 2.6%, 5월 3.1%에 이어 지난달까지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누계 물가 상승률은 2.5%로 집계됐다.

문제는 고물가가 근로자들의 실질 구매력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는 데 심각성을 더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6월 30일 발표한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임금과 근로 시간은 온도가 크게 다르다.

올해 4월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근로자 1인당 임 금총액은 403만 1,000원으로 397만 1,000원보다 6만 1,000원, 1.5% 증가했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은 337만 7,000원으로 341만 2,000원에서 3만 5,000원, 1.0% 감소했다.

상용근로자는 429만 4,000원으로 1.9%, 임시 일용근로자는 184만 1,000원으로 3.1% 늘었고, 4월 전체근로자 1인당 근로 시간은 163.8시간으로 전년 동월보다 1.7시간, 1.0% 줄어 노동시간은 완화된 반면, 체감 소득은 오히려 악화한 흐름이다.

특히 올해 4월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명목임금은 전년 동월보다 1.5% 증가했다.

반면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은 올해 1월 감소한 뒤 2월과 3월 반등했지만, 4월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월 3.1%, 6월 3.2%로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5~6월에도 실질임금 감소 흐름이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실질임금 감소는 단순히 월급이 줄어든다는 의미를 넘어 가계의 소비 여력을 떨어뜨린다. 임금 인상분보다 물가가 더 빠르게 오르면 같은 월급으로 살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나 생활물가가 소비자물가보다 더 크게 오르면서 서민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하기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과 계란·돼지고기·고등어 등 주요 먹거리 공급 확대, 석유류 가격 안정 대책을 지속 추진하기로 했지만, 공급 확대만으로는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임금은 단기간에 조정되지 않지만,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어 실질임금 감소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데 심각성은 더한다. 석유 가격이 하락해도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소비 여력 위축이 불가피한 것은 더욱 우려를 키운다.

무엇보다 실질 구매력을 반영한 한국의 식음료 물가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구매력평가 기준 2024년 물가 통계를 보면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가격지수는 146으로 OECD 평균인 100보다 46이나 크게 높았다. 38개 회원국 중 스위스 147에 이은 2위 국가다.

한국 국민의 밥상 비용은 3년 연속으로 OECD 최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때 한국의 물가 구조는 매우 기형적이라는 것도 문제다.

전체 물가지수는 78로, OECD 평균을 크게 밑도는 23위였지만, 유독 먹고 입는 등 기본 생활에 필요한 품목만큼은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지난달에도 파(37.1%), 쌀(11.7%), 달걀(10.3%) 등 서민 식탁에 오르는 필수 식자재의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크게 뛰면서 장보기가 두렵다는 한숨이 절로 터져 나오고 있다.

한국의 식료품 물가가 유독 높은 것은 복잡한 구조적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우선 식량 자급률 자체가 턱없이 낮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식량 자급률은 47.9%에 불과하고 쌀을 제외한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은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먹거리 기반이 취약하다 보니 고환율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외부 충격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후진적인 유통 구조도 먹거리 물가 부담을 부채질하고 있다.

농산물 구매 가격에서 유통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4년 기준 49.2%에 달하고, 양파 등 일부 품목은 유통 비용이 전체의 70%를 훌쩍 웃돈다. 여기에 원재료값 인상 등을 핑계로 과도하게 가격을 올리거나 담합을 하는 등 일부 기업들의 탐욕까지 더해져 밥상 물가를 올린다는 게 문제다.

지난 7월 9일 국가데이터처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식료품 가격은 국산·수입산 모두 크게 올랐다. 농산물의 경우 비료의 수입 원료 가격이 고환율로 폭등하며 쌀(15.1%), 인삼(14.6%), 감자(10.5%) 등의 값이 두드러지게 올랐다.

가공식품은 에너지 비용 상승이 제조·포장비까지 밀어 올려 고추장·젓갈·단무지 등 장류와 외식 물가 전반을 끌어올렸다. 문제는 이런 양상이 중동 전쟁의 일시적 충격이 아니라, 구조적·장기적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급등이 맞물리며 에너지·원자재·물류·생산비 전반을 끌어올린 결과다.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성과급과 임금 등 인건비 상승도 물가에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동 정세는 다시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미군이 지난 7월 7일과 8일 이틀에 걸친 대(對)이란 공습으로 ‘브렌트유(Brent Crude Oil)’는 배럴당 78달러를 넘어서며 6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이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4.4%에서 4.7%로 올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분석한 ‘농식품 소비자물가지수 개선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농산물 가격이 장기적으로 10% 상승하는 경우 식료품·비주류 음료 소비자물가지수는 약 7.56%, 농·축·수산물 물가지수는 약 9%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가격이 10% 상승하면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지수도 약 1.76%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0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라며 물가에 대한 위기감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상황에서 긴축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자 바른 판단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먹거리 등 민생물가 안정을 위해 1조 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 생산·유통·판매 과정의 가격 안정에 나설 방침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시중 유동성을 줄이는 긴축 기조를 분명히 하고, 서민의 실질 구매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물가 관리에 총력을 경주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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