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6. 06. 24.
민주광장에 다시 모인 이름들, 2026 고대민주열사 추모제 엄수
학생운동·노동운동·시민운동·통일운동에 헌신한 22명의 고대 민주열사 추모
유가족·졸업생·재학생 함께 기억 계승
(시사프리신문=정진만 기자) 2026 고대민주열사 추모제가 6월 20일 오후 4시 고려대학교 민주광장에서 엄수됐다. 전날부터 많은 비가 내리고 이날 오전까지도 궂은 날씨가 이어졌지만, 행사 시작을 앞둔 오후 3시 30분 무렵부터 비가 그치면서 추모제는 차분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고대민주열사 추모제는 고려대학교 출신으로 학생운동, 노동운동, 시민운동, 통일운동 등 각자의 자리에서 민주주의와 사회 변혁을 위해 헌신하다 먼저 세상을 떠난 선후배들을 함께 기리는 자리다.
올해 추모제는 ‘함께 한 우리, 함께 할 우리’를 주제로 열렸으며, 유가족과 졸업생, 재학생들이 함께 참석해 22명의 고대 민주열사가 남긴 삶의 뜻을 되새겼다.
행사장에는 민주열사들의 영정과 헌화대가 마련됐다. 영정 앞에는 국화와 향이 놓였고, 참석자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날 함께 추모된 22명의 고대 민주열사는 조성우(행정68), 안희대(정외73), 김관회(경제74), 유구영(행정76), 백완승(신방76), 박일남(행정78), 노회찬(정외79), 김두황(경제80), 유재관(사학81), 강희철(수교81), 이해삼(수교82), 유인식(철학82), 김신(정외83), 민한홍(국문83), 임혜란(가교84), 이찬우(독문84), 서정만(행정84), 유병진(영문85), 차석진(농경85), 김승교(법학86), 최호현(법학93), 박은지(국교97) 등이다.
추모제는 김성곤(철학88) 교우의 사회로 민중의례, 유가족 및 내빈 소개, 고려대 민주동우회장 박지용(철학88) 인사말,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 이지민(국교21) 추도사, 김두황 열사 국민훈장 모란장 포상 알림(양창욱, 사회80), 김두황 평전 독후감대회 시상, 유가족 후원금 전달식, 고 김신 선배 아버님 추모, 추모공연, 학번별 분향, 단체사진 촬영 순으로 이어졌다.
제16대 고려대 민주동우회장인 박지용(철학88) 회장은 “추모제는 먼저 떠난 선후배를 기억하는 자리이자, 그들이 남긴 뜻을 오늘의 현실 속에서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다짐하는 자리”라며 “유가족, 졸업생, 재학생이 함께 만나는 이 자리를 앞으로도 소중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고 김두황(경제80) 열사의 명예회복 과정도 함께 되새겼다. 김 열사는 군사독재 정권 시기 강제징집과 녹화사업의 피해자였으며, 2024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로부터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이라는 결정을 받았다.
이어 2026년 6월 10일 ‘제39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받았고, 6월 17일 고려대학교 4·18기념관에서 열린 43주기 추모제에서도 그 삶과 명예회복의 의미가 함께 기려졌다.
고려대 민주동우회와 고려민주기념사업회는 회원들의 회비와 후원금 등을 바탕으로 민주열사 추모사업, 유가족 후원, 재학생 장학사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유가족 후원금 전달과 재학생 장학사업의 의미를 함께 나누며, 추모가 단순한 기억에 머물지 않고 현재의 연대와 지원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날 추모제는 단순한 의례가 아니라, 함께 시대를 건넜던 동료와 선후배를 다시 부르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영정 앞에서 각자의 기억을 떠올리며, 먼저 떠난 이들이 남긴 삶의 뜻을 되새겼다.
추모공연은 89학번 밴드동아리 ‘라일락’이 맡아 ‘바위처럼’, ‘연탄 한 장’, ‘불나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을 부르며 추모의 마음을 더했다.
행사를 마친 참석자들은 단체사진을 촬영한 뒤 ‘홍도야빈대떡’으로 자리를 옮겨 못다 한 기억을 나누며 추모의 시간을 이어갔다. 비가 그친 민주광장에는 먼저 떠난 이들의 이름과, 그 이름을 잊지 않으려는 후배들의 발걸음이 오래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