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6. 06. 24.
[정책제안]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 이제는 AI 안전교육이다
AI 음성사기 시대, 이제는 시민 AI 안전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얼마 전 다소 이상한 전화를 받았다. 상대방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말을 건넸다. 감기에 걸려 병원에 다녀왔고 목이 많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반복했다. 이동 중이라 익숙한 목소리처럼 들려 대화를 이어갔지만 통화를 마친 뒤 아무리 생각해도 누구인지 떠오르지 않았다.
문자를 남겼지만 답이 없었고 다시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지나갔을 일이다. 그러나 AI 기술이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지금은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은 짧은 음성 데이터만으로도 실제 사람과 유사한 음성을 생성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영화 속 이야기로 여겨졌던 음성복제 기술이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로 구현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문제는 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해 시민들의 대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과거 보이스피싱 범죄는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가족, 지인, 직장동료, 공공기관 담당자 등 실제 아는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어르신들은 익숙한 목소리에 대한 신뢰가 높아 피해 위험이 크다. 청소년 역시 AI 기술에 익숙하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시간이 길수록 오히려 새로운 유형의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
서울시는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을 주요 정책 가치로 추진하고 있다. 이제는 그 범위를 한 단계 확대할 필요가 있다.
AI 활용 교육과 함께 AI 범죄 예방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동주민센터, 복지관, 평생학습관, 도서관, 학교 등을 활용해 시민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생활형 AI 안전교육\'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교육 내용도 실질적이어야 한다.
▲첫째, AI 음성복제 및 딥페이크 사례 교육 ▲둘째, 개인정보 보호와 음성정보 관리 방법 ▲셋째, 가족 간 비상연락 암호 설정 등 피해예방 수칙 ▲넷째, 신종 금융사기 및 온라인 사기 대응 교육 ▲다섯째, 아동·청소년·노인 대상 맞춤형 디지털 안전교육이다.
AI는 미래를 이끌 핵심 기술이다. 그러나 기술의 혜택은 시민의 안전이 보장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우리는 이미 보이스피싱으로 값비싼 사회적 비용을 치렀다. AI 범죄에 대해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기술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다만 기술을 이해하고 대비하는 사회적 준비는 반드시 필요하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 보유 여부가 아니라 기술을 안전하게 활용하는 시민 역량에서 결정된다.
이제 AI 교육은 선택이 아닌 생활안전 정책의 영역이다. 서울이 진정한 AI 선도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시민을 보호하는 AI 안전교육 체계 구축부터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