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6. 06. 10.


기자의 눈]

서울 구의원 선거, 소수정당·무소속의 벽 여전

민주당 199명·국민의힘 179명 진보당 5명 외 군소정당·무소속 당선자 ‘0명’

(시사프리신문=정진만 기자) 6·3 지방선거 서울 구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양당 독점 구조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기초의원 중선거구제는 다양한 정치세력과 생활정치 후보의 의회 진입을 넓히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실제 결과는 거대 양당 중심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서울 구의원 지역구 당선인 383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199명, 국민의힘은 179명으로 두 정당을 합하면 98%를 넘는다. 소수정당 당선인은 진보당 5명이 전부였다. 개혁신당, 정의당 등 다른 군소정당과 무소속 후보 가운데 당선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후보자 수를 보면 양당 밖의 도전은 적지 않았다. 서울 구의원 선거에는 전체 579명이 출마했으며, 더불어민주당 254명, 국민의힘 208명을 제외한 소수정당·무소속 후보는 모두 117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무소속 후보도 31명이 출마했다. 그러나 결과는 진보당 5명을 제외하고 모두 낙선이었다. 출마는 가능했지만 당선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구조였던 셈이다.

성북구 가선거구의 송대식 무소속 후보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송 후보는 전직 구의원으로 의정 경험과 지역 인지도를 갖춘 후보였고, 5명을 선출하는 대선거구에 출마했다.

그러나 4,425표, 7.64%를 얻어 6위에 그치며 당선권에 들지 못했다. 5인 선거구에서도 무소속 후보가 양당 후보의 조직력과 정당 기호 효과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았다.

노원구 바선거구에 출마한 조세라 무소속 후보도 마찬가지다. 조 후보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활동 등 생활 현장 경험을 앞세워 도전했지만 3,295표, 6.13%에 머물렀다.

지역 활동과 문제의식이 있더라도 정당 조직, 선거운동 인력, 홍보 자원, 후보 인지도에서 양당 후보와 경쟁하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컸다.

군소정당 후보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개혁신당은 서울 구의원 선거에 34명의 후보를 냈지만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성북구 가선거구에 출마한 개혁신당 이호엽 후보는 2,276표, 3.93%를 얻는 데 그쳤다.

중앙정치에서의 정당 인지도나 개혁 이미지만으로는 기초의원 선거에서 지역 기반의 한계를 넘기 어려웠다. 생활권 단위의 조직, 주민 접촉, 동네 현안 대응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득표 확장에는 한계가 분명했다.

반면 진보당은 서울에서 19명이 출마해 5명의 구의원 당선인을 배출했다. 특히 노원구에서는 강미경 후보와 최나영 후보가 당선되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최나영 후보는 노원구 나선거구에서 11,760표, 27.50%를 얻어 선거구 1위로 당선됐고, 강미경 후보도 가선거구에서 8,812표, 21.06%를 얻어 당선권에 들었다. 이는 진보당이 오랜 기간 지역 현안과 주민 생활 속에서 조직적 기반을 쌓아온 결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례가 곧 일반화되기는 어렵다. 최나영·강미경 후보의 당선은 정당 조직, 장기간의 지역활동, 후보 개인의 인지도, 꾸준한 생활정치가 결합된 결과다. 순수 무소속 후보나 조직 기반이 약한 군소정당 후보가 같은 성과를 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번 서울 구의원 선거는 기초의회 다양성의 현실을 냉정하게 보여줬다. 제도는 중선거구제지만 결과는 양당 독점에 가까웠다.

진보당 5명의 당선은 의미 있는 성과였지만, 그 외 군소정당과 무소속 후보가 모두 낙선한 결과는 서울 기초의회 진입 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중선거구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3인 이상 선거구에서는 거대 양당이 후보를 과도하게 공천하지 못하도록 정당별 공천 인원을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예를 들어 3인 선거구 이상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1명씩만 후보를 내도록 하거나, 일정 규모 이상 선거구에서는 소수정당과 무소속 후보가 경쟁할 수 있는 제도적 공간을 넓히는 방식이다.

그래야 중선거구제가 단순히 양당의 복수 공천 통로가 아니라, 다양한 주민 대표를 의회에 진입시키는 본래 취지에 가까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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