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6. 05. 28.


제도는 다양성, 현실은 양당제

성북·노원 소수정당·무소속, 거대 정당 벽 넘을까

서울 구의원 5차례 선거서 거대 양당 98.59% 진보정당 16명·무소속 10명뿐

(시사프리신문=정진만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성북구와 노원구 기초의원 선거에서 진보정당 계열과 무소속 후보들의 도전이 주목받고 있다.

2006년 도입된 기초의원 중선거구제는 한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을 선출해 다양한 정치세력을 의회에 진입시키겠다는 취지였지만, 실제 선거 현장은 여전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라는 양당 중심의 견고한 벽에 갇혀 있다.

무투표 당선 104명 전원 양당 후보

이번 서울 구의원 정수는 총 436명이다. 이 가운데 무투표로 당선이 확정된 후보는 지역구 92명, 비례대표 12명 등 모두 104명이다. 전체 당선자 4명 중 1명꼴인 약 23.85%가 유권자의 선택 절차 없이 자리를 확정한 셈이다.

더 주목할 점은 이들 104명 전원이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라는 사실이다. 소수정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출마하지 않은 선거구에서 양당 후보가 선출 정수만큼만 등록하면서, 상당수 선거구에서는 투표 자체가 이뤄지지 않게 됐다.

2006년부터 5차례 선거 결과, 양당 계열 98.59%

지난 선거 데이터는 이 같은 양당 중심 구조를 여실히 보여준다. 2006년부터 2022년까지 다섯 차례 치러진 서울 구의원 지역구 선거 당선자 1,840명 중 민주당 계열 902명과 국민의힘 계열 912명을 합치면 1,814명으로 전체의 98.59%에 달한다.

반면 진보정당 계열 당선자는 16명, 무소속 당선자는 10명에 그쳤다. 여러 명을 뽑는 중선거구제가 도입됐지만, 실제 당선권은 사실상 거대 양당이 나눠 가진 것이다.

성북, 양당 체제 균열낼 수 있을까?

성북구는 양당 독점 구조와 경쟁 구도가 동시에 드러나는 지역이다. 지역구 7개 선거구 중 다·라·마·사선거구 4곳에서 선출 정수와 후보 수가 같아 지역구 의원 10명이 무투표로 당선됐다. 유권자 선택 없이 양당 후보들이 의석을 확정한 것이다.

반면 5명을 선출하는 가선거구는 중대선거구제의 취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시험하는 지역이다.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에 조국혁신당 오종원, 개혁신당 이호엽, 진보당 박정윤, 무소속 송대식 후보까지 모두 9명이 출마했다.

특히 3선 구의원 출신 무소속 송대식 후보가 양당 후보들 사이에서 당선권에 진입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바선거구는 2인 선거구로 민주당 김경이, 국민의힘 김태균, 무소속 노진한 후보가 경쟁한다. 노 후보는 장위1동 청소년지도위원회 고문, 북서울새마을금고 다모회 회장 등 지역 활동 경력을 앞세우고 있다.

노원, 진보당 후보 3명 출마… 최나영 재선 여부 관심

노원구는 소수정당 후보들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눈에 띈다. 지난 2022년 서울에서 유일한 진보당 구의원으로 당선된 최나영 후보가 나선거구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현역 프리미엄을 가진 최 후보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조직력을 뚫고 다시 한번 의회에 입성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가선거구에서는 진보당 강미경 후보가 민주당 이수근·정시온 후보, 국민의힘 유정수 후보와 경쟁한다. 강 후보는 진보당 노원구위원회 공동위원장과 노원주민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나선거구에는 민주당 박명수·이경선 후보, 국민의힘 김기범·유웅상 후보, 진보당 최나영 후보가 출마했다. 최 후보가 현역 구의원으로서 인지도와 조직력을 갖고 있지만, 민주당 나번 이경선 후보와 국민의힘 나번 유웅상 후보 역시 각각 지역 활동과 현역 의원 경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있어 재선 여부는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마선거구에서는 개혁신당 박성진 후보가 민주당 장경서·안복동 후보, 국민의힘 손명영 후보와 맞붙는다. 박 후보는 노무사 출신으로 법무부 한국법교육센터 법교육전문강사 경력을 앞세우고 있다.

바선거구에서는 진보당 홍기웅 후보와 무소속 조세라 후보가 민주당 이동욱·최용갑 후보, 국민의힘 김재인 후보와 경쟁한다. 홍 후보는 진보당 노원구위원회 공동위원장과 노원주민대회조직위원회 공동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조 후보는 상계주공10단지 동대표 총무이사 경력을 바탕으로 생활밀착형 의제를 내세우고 있다.

제도는 다양성, 현실은 양당 중심

결국 이번 성북·노원 구의원 선거는 ‘중대선거구제가 실제로 다양한 주민 대표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다. 후보자는 다양해졌지만, 정당 기호와 조직력, 표 쏠림 현상은 여전히 거대 양당에 유리하게 작동한다.

소수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이 견고한 벽을 넘어 당선권에 진입하려면 정당의 배경을 압도할 만한 강한 생활 기반과 뚜렷한 지역 의제 제시가 필수적이다. 제도적 이상과 현실의 간극 속에서, 소수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의 도전이 양당 체제에 유의미한 균열을 낼 수 있을지 지역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참고 : 서울 구의원 지역구 선거 정당별 당선자 수, 2006~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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