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5. 10. 23.
석관동의 특별한 가을, 의릉의 숨결 위에 피어난 마을 축제
왕의 행렬, 주민들 간에 정을 나누는 ‘의릉문화축제’ 현장을 가다!
(시사프리신문=김영국 기자) 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지난 10월 18일 오후, 석관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오랜만에 웃음이 가득했다.
석관초 입구에서는 주민들이 모여 앉아 부침개, 막걸리 등 음식을 나누며 정을 나눈다. 아이들은 풍선을 들고 뛰어다니고, 어르신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올해도 잘 열렸네’며 정겨운 담소를 나눈다.
이날 이곳에서 열린 제7회 의릉문화축제는 오점종 추진위원장의 힘찬 개막선언과 함께 막을 올렸다. 올해는 의릉 복원 공사로 ‘왕의 행렬’이 생략되었다.
하지만 축제의 열기는 조금도 식지 않았다. 대신 마을의 품격과 정성이 묻어나는 공연, 주민이 직접 참여한 프로그램, 그리고 무엇보다 ‘웃음’이 있었다.
푸짐한 경품 추첨이 이어지자 환호성이 터졌고, 이승로 구청장이 추첨한 첫 경품에 미보치과 공윤수 원장이 제공한 임플란트 시술권이 추첨에서 가려지자 현장은 순식간에 들썩였다. ‘필요한 경품이라 너무 좋다!’며 당첨 주인공인 한 주민이 환하게 웃었다. 이어 김남근 국회의원이 추첨한 압력밥솥 주인공이 가려지자 박수와 함께 분위기를 최고로 끌어 올렸다.
행사장 한편에는 지역의 리더들과 약 1,500여 명의 주민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 김남근 국회의원, 김태수·이소라 서울시의원, 정기혁 성북구의회 부의장, 이호건 구의원 등이 참석해 축제를 즐기며 축하했다.
그들의 말 속에는 축제 이상의 메시지가 있었다.
이승로 구청장은 “오늘 하루만 해도 지역 곳곳에서 스무 곳이 넘는 행사가 열리고 있지만, 석관동의 열정이 단연 빛난다. 힘든 시기에도 서로 마음을 나누며 인정이 넘치는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 축제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더 행복한 석관동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김남근 국회의원은 의릉의 역사적 의미를 되짚었다. “의릉은 조선 20대 왕 경종의 능입니다. 짧은 재위 기간에도 조선의 르네상스라 불린 영조·정조 시대의 초석을 다진 임금이죠. 이 역사적 기운이 석관동에도 깃들어, 다시 일어서는 지역의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햇살 아래 반짝이던 만국기, 무대 위 왕과 신하들의 멋진 포즈, 그리고 손잡고 걷던 노부부의 뒷모습, 그 모든 풍경이 어우러져 하나의 장면을 만들었다.
‘하나된 석관동, 함께 여는 행복한 마을’ 축제의 의미는 단지 하루의 흥겨움에 있지 않다. 의릉의 역사처럼, 이 마을의 사람들도 오래도록 서로를 기억하고 이어가며, 그 속에서 다시 새로운 석관동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