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3. 07. 12.
우원식 국회의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저지 단식농성 기자회견
[단식농성 9일차 기자회견]
과학의 이름으로 국민을 속이지 마십시오. 안녕하십니까 우원식입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저지 단식농성을 이어간지 9일 째 되는 날입니다.
조금 뒤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오염수 방류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6차례 발표된 IAEA 중간보고서에서 방류에 대해 안전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힌 만큼, 이번에 발표될 IAEA 최종보고서도 비슷한 내용으로 문제없다는 ‘답정너’ 보고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고 4년 뒤인 2015년에 국회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을 주축으로 원전사고 피해지역에 방문해 주민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만난 주민들이 한 이야기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지을 때는 전문가들 와서 “원전은 절대로 폭발하지 않는다”, “환경적으로 안전하다” 고 설득하더니, 사고 이후에는 안전해서 절대로 사고 날 일 없다고 말했던 전문가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과학자들에게 속았다고 한탄하며 하는 이야기를 들었스빈다.
저도 제가 한 말과 행동으로 평가받고 책임지는 정치인이지만 과학자들은 정치인과 달라야 합니다. 과학자들은 관찰과 실험으로 잘못된 정보를 막아야 하고,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진실이 아닌지를 검증하는 것이 과학자의 역할입니다. 검증되지 않으면 과학이 아닌 것입니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과학자라면 핵 오염수가 희석되니 안전하다는 무책임한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오염수 방류로 인한 해양생태계 파괴와 먹거리 안전 우려는 괴담이 아닌 이미 검증된 과학입니다. 후쿠시마 해역에서 잡힌 기준치 180배가 넘는 세슘 우럭이 그 반증입니다. 이것을 안전하다고 하는 것이 괴담아닌가요?
정부여당은 親원전성향의 과학자들만 앞세워서 그들만의 논리만 ‘과학’이라고 우기며 국민을 속이는 일이야말로 괴담이고 선동이며, 포퓰리즘입니다.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1L씩, 10L씩 매일 마셔도 된다는 그런 학자, 오염수에 나오는 삼중수소는 ‘티끌 모아 티끌이다’라고 호도하는 그런 학자들만 불러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두둔하고 과학을 빙자해 자신들의 일방적 주장을 합리화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핵 오염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균형있게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없다면, 국민들이 오염수 방류로 걱정하지 않도록 일본을 설득하고 최선의 대책을 세우는 것이 정부의 역할입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대응은 과학의 문제를 넘어서 주권의 문제임을 잊어선 안 됩니다. 위험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안전한 것으로 간주되어서는 안되 듯이 안전하다고 입증되지 않으면 위험한 것으로 가정하고, 위험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과학적 상식이자 정부가 국민을 위해 해야 할 일입니다.
과학의 이름으로 국민을 속여서는 안 됩니다. 30년 이상 방출한다면 30년 이후에도 안전한지, 해양생물들의 먹이사슬로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과학이 아닙니다.
예정대로 일본이 핵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다면, 이것은 핵 오염수를 공해에 투기하는 인류 최초의 행위이자, 국제적 범죄행위입니다. 이는 이웃 국가와 전 인류의 생존과 존엄에 대한 실질적 위협입니다.
일본은 방류계획의 정당성, 방류수의 안전성, 해양생태계에 끼칠 영향 등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방류계획을 철회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방류계획 철회만이 국민안전과 태평양 바다를 위한 유일한 해답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