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6. 10. 19.
사드(THAAD)와 국가보훈
서울북부보훈지청 보훈과 이강준
한때 언론에 ‘2030년 한반도 통일’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넘쳐났던 때가 있었다. 해외의 유력한 국제정세 전문가가 이러한 예측을 했다며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춰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이 그 기사들의 요지였던 걸로 기억한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이와 비슷하게 2030년 즈음을 한반도 통일의 시기로 점치는 전문가와 그들이 작성한 보고서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우연한 기회에 2030년 설의 근원이 되었던 조지 프리드먼의 ‘100년 후’라는 책을 읽어볼 수 있었다. 기대와는 다르게 저자가 책을 통해 한반도의 통일에 대한 언급하는 부분은 말 그대로 몇 줄 정도였다. 게다가 별다른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기 보다는 그저 ‘내가 생각하기에’라는 꽤 막연한 단서가 붙어 있을 뿐이었다. 국제정세라는 것이 객관적인 데이터만큼이나 전문가의 직관이 큰 예측력을 발휘하는 부분임을 인정해야 했지만 조금은 맥이 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책에서 진정 흥미로운 부분은 중국에 대한 예측이었다. 요즘 중국이 장래 미국과 견줄 수 있는 G2로 성장하리라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저자는 중국이 향후 사회 계층, 지역간 갈등으로 분열해 더 이상 영광을 누릴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며 이렇게 말한다. “일본을 보라.” 20년 전 과거 일본이 미국을 능가하거나 대등한 위치에 오리르라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역사의 흐름이라는 것은 그만큼 예측 불허라는 것이다.
언제 어떤 역사의 흐름이 밀려올지 모르는 마당에 전세계적으로도 강력한 국가들의 영향력이 충돌하는 한반도의 운명을 점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때문에 장기적 포석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가장 단기적인 위험 요소에 집중하는 방법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전략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위험 요소가 북한의 핵전력이라는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다.
사드(THAAD)는 그 방어력으로 북한의 주요 비대칭 전력인 핵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구상을 무력화 시킨다. 한반도는 물론 미군 전력에 대한 방어수단인 사드는 이를 공격하고자 하는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함으로써 북한이 비대칭 전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상대적으로 불리한 재래식 무기를 통한 전략을 찾을 수밖에 없게 만든다. 이는 곧 북한의 전쟁 수행 능력을 억지하는 효과를 내는 것을 의미한다.
전쟁에서 이기는 것 보다 전쟁 자체를 억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비책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수많은 국가유공자들의 희생과 보훈가족들의 눈물어린 삶을 지켜보면서 이는 확고한 명제가 되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에게 아무리 큰 예우를 한들 그 아픔이 쉬이 잊혀지겠는가? 최상의 보훈정책은 전쟁 그 자체를 억제해 비극의 반복을 막는 것이다. 앞으로 도입될 사드는 그런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