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5. 11. 18.


예측보행을 하지말자

번동파출소 경사 반지원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성황리에 치러졌다. 육상의 꽃이라 불리는 100m에서는 예선전부터 부정출발로 실격되는 선수들이 나와 선수들과 팬들에게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육상 뿐만이 아니라 수영, 스키, 스케이트 등의 단거리 선수들은 1/100초 차이로 경기의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스타트에 대한 부담감이 커 부정출발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도로는 경기장이 아님에도 빠른 출발을 위해 신호가 바뀌기도 전에 미리 출발해버리는 운전자와 보행자가 많다. 운동경기에서 부정출발은 실격으로 끝이 나지만, 도로에서의 부정출발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보행자가 녹색신호가 되기 전에 미리 신호주기를 예측해 길을 건너는 것을 예측보행이라고 한다. 예측보행을 하는 보행자들은 자주 왕래하는 곳의 신호주기를 외우거나 도로의 구조를 보고 신호체계를 파악하는 유형과 일정시간이 지났으니 자신의 신호가 켜질 것이라 예측하고 움직이는 유형이 있다. 어떤 유형이든 예측보행의 이유는 조금 더 빨리 가려는 성급한 마음 때문이다.

차량신호가 황색이면 이미 교차로에 진입한 차들은 신속히 빠져나가고, 정지선 직전의 차들은 정지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신호가 적색으로 바뀌기 전에 교차로를 통과하기 위해 속도를 높인다. 자동차 신호가 적색이 됨과 동시에 보행자 신호도 녹색이 되는데, 이때 보행자가 차량신호를 보고 보행자 신호를 예측해 출발하면 황색에 가속하는 차량과 부딪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보행자 사고는 충돌했을 때의 충격을 몸으로 그대로 받아내기 때문에 치사율이 높으며, 주의가 산만한 어린이나 걸음이 느린 어르신의 경우 예측보행을 하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서는 횡단보도 앞에서 우선 멈추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녹색 보행신호에도 바로 출발하지 말고 오른쪽, 왼쪽, 전방을 1초씩 3초만 살펴보고 출발하자. 3초의 투자로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또한 횡단보도 우측으로 통행하는 것도 사고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좋은 습관이다.

보행신호가 녹색으로 바뀐 후 천천히 진행하더라도 횡단보도를 건너기에는 충분하다. 물론, 예측보행을 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빨리 가게 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목숨을 담보로 얻는 시간이라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결국에는 여유를 가지고 신중하고 안전하게 가는 것이 더 빨리 목적지에 도달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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