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5. 09. 11.


심폐소생술은 또 하나의 기적


노원소방서 최선율

2014년 질병관리 본부 통계에 따르면 심정지로 심폐소생술 처치를 받은 사람 4500명 중 단 5%만이 다소 후유증이 있어도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는 상태로 소생한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2015년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는 ‘심정지 환자 소생률 2% 올리기’ 사업을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는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였을 때 가장 가까운 구급대를 비롯하여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소방차량과 전문 인력이 보강되어 있는 전문 구급차, 기동성이 뛰어난 오토바이 구급대가 동시에 출동하여 먼저 도착하는 대원이 환자에게 신속한 심폐소생술을 제공하고 나머지 대원들도 팀을 이루어 현장에서 전문 처치를 할 수 있게끔 한다.

지난 8월 27일 아침 07:20 새벽내내 잦은 출동으로 시달리다(?) 분주한 아침을 맞고 있는 중 울리는 “구급출동” 차임벨 소리와 함께 심정지 환자라는 다급한 상황요원의 방송을 듣자마자, 수락 구급대는 자동심장충격기와 산소를 공급하기 위한 마스크 등 응급처치 장비를 갖추고 방학 오토바이 구급대원과 함께 최대한 빨리 현장으로 달려갔다. 환자는 의식 없이 숨을 몰아 쉬고 있었고, 당황한 보호자는 울며 매우 흥분한 상태였다.

보호자 말에 따르면 환자는 평소 협심증을 앓고 있었으며, 119 신고 전 가슴 통증으로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니트로글리세린)을 1알 녹여 먹었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1알 더 입에 넣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했다. 호흡 및 의식을 평가한바 Coma 수준이라, 방학 오토바이 구급대원은 곧장 심장압박을 실시하고, 수락 구급대원은 심장 충격기 패치를 붙이고 본격적인 팀 심폐소생술에 돌입했다. 1사이클을 하고 분석을 실시한바 심장 충격기에서  전기 충격을 주라는 신호가 왔다.

1회 전기 충격을 준 뒤 지속적인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곧이어 도착한 전문구급대가 전문 장비를 이용하여 환자의 호흡을 보조하기 위한 기관 삽관술을 시행했다. 한 번에 성공한 기관삽관술 덕에 환자에게 안정적인 호흡을 제공 할 수 있게 되었고, 약 2분정도의 압박을 현장에서 시행한 후 곧바로 이송준비를 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특성상 환자를 앉혀서 이송해야 했지만, 심장압박은 멈추지 않았다.

구급차에 옮겨서도 대원들은 지속적으로 심폐소생술과 환기를 실시하였고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하였다. 이송 도중 병원도착 직전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심장충격기의 환자의 심장 상태를 보여주는 리듬이 정상으로, 또렷하게 규칙적으로 뛰고 있는 것이었다.

상계백병원에 도착하는 즉시 병원 내 전문 인력에 의한 소생술이 시행되었고, 응급의학과장님은 예후가 좋을 것 같다는 조심스런 말씀을 우리에게 전해주었다.
 
그랬던 환자와 보호자가 지난 8월 22일 점심시간에 수락센터에 방문하셨다. 예후가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있었지만, 스스로 운전까지 할 정도로 100% 회복되었다는 환자의 말에 “기적(Miracle)"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고마워하시며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고 쑥스러운 미소를 띠우는 환자와 보호자께 우리 구급대원들이 오히려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2015년 들어 야심차게 실시하고 있는 Team 심폐소생술, 물론 100% 안정적이지는 않지만,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서울소방 119 구급대원으로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꼈다.

이번 경험으로 우리 대원들의 두 손에서 만들어 낸 기적이 앞으로 서울시, 더 나아가서는 우리 나라 국민 모두의 손에서 기적이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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