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5. 05. 07.
역사가 기억해야 할 미아리 고개
서울북부보훈지청 보훈팀장 송상희
『미아리 눈물 고개 님이 넘던 이별 고개 / 화약연기 앞을 가려 눈 못 뜨고 헤매일 때/ 당신은 철사줄로 두 손 꽁꽁 묶인 채로 /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맨발로 절며절며 끌려가신 이 고개여 / (중략) / 한 많은 미아리 고개 』
노래 ‘단장의 미아리고개’는 6?25전쟁 종전 후인 1956년 발표된 트로트 곡으로 전쟁의 비극과 가족을 잃어버린 슬픔을 절실히 토로하여 큰 사랑을 받았고, 이후 오랫동안 애창곡으로 불리고 있다.
‘단장의 미아리고개’의 주인공 <미아리고개>는 서울시 성북구 돈암동과 길음동을 잇는 고갯길로, 6.25전쟁 당시 서울 북쪽의 유일한 외곽도로였기 때문에 전쟁 발발 초기에 조선인민군과 대한민국 국군 사이의 교전이 벌어진 곳이다. 국군은 광파와 같이 밀어 닥치는 북한군을 저지하기 위하여 창동-미아리 등지에 저지선을 펴고 여기에서 남침을 극력 저지하려 하였으나, 북한군의 전차 앞에는 속수무책이 되어 개전 3일 만인 6월 28일 수도 서울을 북한군에게 넘기고 한강 선에서 다시 대진케 되었다. 9월28일 우리 국군이 서울을 다시 수복한 후 미아리고개는 많은 납북인사들이 납치되어간 통로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미아리전투는 6.25전쟁 최후의 서울방어전투이지만 패배한 전투, 잊혀진 전투로 인식되어 역사속에서 소홀했었다.
서울 성북구 돈암동 미아리고개 정상에 위치한 미아리예술극장(구 아리랑아트홀)에 노래 가사를 새긴 노래비가 세워져 있지만, 그 곳이 60여년전 서울 사수를 위한 최후의 방어선이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지표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우훅죽순처럼 걸려있는 안내판들 속에 역사를 알리는 안내판하나 없다니 동 시대를 살고 있는 공직자로서 깊은 반성이 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광복70년, 6?25전쟁 65주년을 계기로 미아리고개와 미아리전투의 역사적 의의에 대한 재조명하고,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미래의 동량들에게 미아리고개의 역사적 의의와 미아리전투에서 숭고한 희생을 한 호국영웅을 널리 알리는 일이야 말로 그 어떤 일보다 우선시 해야한다.
서울북부보훈지청에서는 6월 20일에 성북구재향군인회와 함께 호국영웅의 발자취 서울사수 미아리능선 걷기대회를 계획중이다. 미아리고개를 시민,학생들과 함께 걸으며 미아리고개의 역사적 의의와 미아리전투의 호국영웅들을 기억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많은 시민들이 관심과 호응을 보내주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호국영웅 선양 사업의 일환으로 미아리전투 기념비와 6.25전쟁 전황도, 분단극복 평화기원 상징물을 건립 설치해서 국가수호 현충시설로 관리할 장기계획도 수립중으로, 시민들의 관심과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협조하에 이제는 미아리고개가 한많은 미아리고개가 아닌 사적지 미아리고개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미아리고개를 지날 때, 혹은 미아리라는 지명을 들었을 때 미아리고개가 국난극복의 현장이었음을 기억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국가관과 역사의식, 나라사랑 정신 등을 터득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