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4. 05. 01.


공직자의 소명
                                       

서울북부보훈지청 보훈팀장 강현주

 

다산 정약용은 송나라 학자 육구연이 쓴『상산록』을 인용하여 청백리를 아래와 같이 3단계로 구분하였다.
  “청렴에는 세 등급이 있는데, 그 첫째로 나라에서 주는 봉급 이외에는 아무 것도 취하지 않고, 관직을 내려놓고 돌아가는 날에는 한 필의 말만 남는 것이 상고시대의 진정 청렴한 관리이다. 그 다음은 봉급 이외에 명분이 바른 것은 취하되 명분이 바르지 않은 것은 취하지 않으며, 먹고 남는 것이 있다면 집으로 보내는 것이 중고시대의 소위 청렴한 관리이다. 가장 아래로는 이미 전례가 있는 것은 비록 명분이 바르지 않더라도 취하되 아직 전례가 되지 않은 것을 제가 먼저 전례를 만들지 말고, 벼슬을 팔지 않고, 재앙을 핑계로 곡식을 농간하지 않고, 송사나 옥사를 돈으로 처리하지 않고, 세금을 더 받아서 남는 것을 착복하지 않는 것이 오늘의 소위 청렴한 관리”라는 것이다.
다산이 살았던 시대에는 뇌물, 공금횡령, 배임같은 명명백백한 비리만 아니라면 관행적으로 저지르는 사소한 부조리는 그럭저럭 눈감고 넘어가도 청렴한 관리라고 여겨졌었던가 보다.

 그러나 요즘처럼 공직자의 청렴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높아지고 모든 정보가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공개되는 시대에 관행적인 사소한 부조리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고대 정복국가시대나 근세 제국주의시대는 군사력이 그 나라 국력의 원천이었지만, 이제 한 나라의 국력의 원천은 국가 경쟁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공직자가 청렴하지 못하다면 국가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불공정하고 병든 사회가 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그래서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서울북부보훈지청을 비롯한 많은 공공기관들은 시무식때 전직원이 모여 반부패·청렴 서약을 하고, 의무적으로 청렴 교육을 받고 있으며, 기관 홈페이지에 기관장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게시하는 등 청렴의 생활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씨춘추』에 “흐르는 물은 썩지 않고, 여닫는 문 지도리는 좀이 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끊임없이 움직이고 정화하고자 노력하는 조직이 건강하고 깨끗해 질수 있다는 것이다. 혹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관행에 젖어 정도에서 벗어나게 행동한 것이 있지는 않은지 공직자라면 스스로를 단속하는데 게을러지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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