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4. 02. 26.
3.1절 태극기 물결, 전국으로 확산하자
박겸수 강북구청장
1919년 3월 1일, 일본의 무단통치라는 뼈아픈 현실에 항거해 목 놓아 외쳤던 2000만 겨레의 함성과 태극기의 물결이 올해로 95주년을 맞는다. 전 민족이 한마음되어 외친 ‘대한독립만세’는 세계만방에 내보인 국권회복과 민족 자주성 확립에의 의지요. 독립투쟁의 기틀이자 대한민국 건국의 초석이 되었다.
강북구에게 3·1절은 각별하다. 3·1운동의 발원지인 봉황각과 순국선열·애국지사 묘역 16위가 자리하기 때문이다. 1910년 일본의 강제적인 국권찬탈 소식에 의암 손병희 선생이 10년 안에 나라를 되찾겠다는 의지로 건립한 것이 바로 강북구 우이동의 봉황각이다. 손병희 선생은 이 곳에서 3·1운동을 구상했고 독립운동가 483명을 양성했다. 이들 대부분이 전국 각지 독립운동을 이끌었으며 민족대표 33인 중 15명이 봉황각에서 배출됐다 하니 봉황각이야말로 3·1운동이 탄생한 곳이다. 3·1운동 결과 탄생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은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이니 봉황각은 우리나라의 민족적 성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북구는 2004년부터 봉황각을 중심으로 3·1독립운동 재현행사를 열어왔다. 올해도 민족대표 33인을 기리는 추모타종식, 태극기 거리행진이 열린다. 2000여명의 주민과 학생들은 도선사, 봉황각, 솔밭공원 등을 행진하면서 태극기 가득했던 당시 거리를 재현한다. 봉황각에서는 독립선언서 낭독, 만세삼창도 한다. 단순히 기념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체험을 통해 3·1절의 참의미를 되새겨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3·1절의 참 의미를 떠올리는 분위기가 점차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 3·1절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국경일에도 태극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망국의 슬픔, 국권회복을 위한 희생에 무감각해져가고 있는 것이다.
요즘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불안하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데다, 이웃 일본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위안부와 독도에 대한 역사왜곡 등 군국주의 부활과 우경화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역시 동북공정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고대사를 자국의 역사로 편입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군사적·경제적 발전 못지 않게 올바른 역사관과 민족적 자긍심으로 다져진 강한 정신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는 그 정신을 태극기에서 발견할 수 있다 믿는다. 태극기야말로 우리 역사와 함께 한 대한민국 그 자체이며 나라사랑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태극기 달기 운동을 추진하고, 올해에 새롭게 TF팀까지 신설하고, 주민이 주도하는 태극기 달기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미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주민들이 힘을 합쳐 국경일 태극기 게양률을 100%까지 끌어올린 아파트도 있다. 기증받은 태극기와 태극기꽂이만해도 이미 1만 5000여개에 이른다. 벌써 주민들 사이에서는 태극기달기 바람이 불고 있다. 일부 아파트에서는 거주 가구는 물론, 전입 가구까지 태극기를 제공한다하니 머지않아 태극기 가득한 국경일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당장 3·1절부터 태극기를 게양하자. 95년 전 전국을 뒤덮었던 태극기 물결을 다시 일으켜 선조들이 남긴 역사적 교훈을 되새기자. 3·1운동의 발원지 봉황각, 16위의 순국선열 묘역, 4·19 민주묘지까지 우리의 근현대사를 품고 있는 강북구가 먼저 앞장서겠다. 국경일에 강북구의 전 가구가 모두 태극기를 달게 된다면, 그 다음은 서울시로, 그 다음에는 전국으로 그 열풍을 확산시켜나가자. 전국이 태극기 물결로 가득해질 때 그것 자체가 미래 대한민국의 힘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