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11. 20.
365일, 태극기를 휘날리게 하자
박겸수 강북구청장
태극기는 우리 역사와 함께 했다. 1919년 3·1 독립만세운동 당시 2000만 겨레의 손에 들려 자주독립과 국권회복의 의지를 세계에 알렸다. 1960년 4·19혁명 땐 독재에서 민주화로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다. 1998년 외환위기 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내걸었던 태극기는 서로에게 ‘마음을 모으면 어떠한 국난도 능히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위로를 안겨줬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땐 서울시청 광장에, 거리 곳곳에, 시민들의 목과 팔과 허리에서 나부끼며 한국인들의 역동성을 전세계에 뽐냈다. 태극기가 나라의 영광과 고난의 순간을 함께 했던 것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하지만 요즘 태극기 물결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아쉽다. 국경일조차 태극기를 단 가정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현실이 안타까워 구청장 취임 초부터 태극기 달기 운동에 많은 힘을 쏟았다. 도선사길, 4·19길, 솔샘터널 앞을 태극기 상시 게양 구간으로 정해 1년 365일 태극기를 걸도록 했다. 이런 노력으로 국경일 태극기를 게양한 가정이 점점 늘어난 것 같아 참 다행이다. 특히 강북구는 3·1 독립운동의 발상지인 봉황각과 조국 독립에 헌신하신 순국선열·애국지사 16위 묘역, 국립 4·19민주묘지가 자리한 애국애족의 고장이 아니던가. 이번 운동이 더 뜻깊게 다가온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은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이라는 보편적 대의를 망각한 채 국가이기주의와 자국중심의 역사인식을 강화하는 등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독도침탈의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군국주의 부활을 가속화하면서 총리, 내각, 국회의원들은 앞다투어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강행하는 등 우경화로의 회귀를 꾀한다. 중국 또한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를 비롯해 발해는 물론, 백제와 신라까지 자국의 역사로 편입하려 들고 있다. 우리가 투철한 애국심으로 정신무장하지 않으면 우리의 찬란했던 과거가, 우리의 희망찬 미래가 송두리째 사라질지도 모른다.
국가 없는 개인의 미래는 생각할 수 없다. 일제강점기 나라를 빼앗겨 만주, 연해주, 상해 등지를 떠돌아다녀야만 했던 우리 선조들의 서글펐던 역사가 증명한다. 우리가 뼈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후손들에게 영광된 미래를 물려주려면 국민 하나하나가 먼저 나라 사랑의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그 시작은 나라 사랑의 가장 근본인 태극기 달기여야 한다. 아울러 태극기 달기 뿐 아니라 태극기에 담긴 음과 양, 하늘과 땅, 물과 불의 통일된 조화를 통해 인류평화에 이바지하고자 했던 조상들의 숭고한 정신도 잊지 말아야하겠다. 국기는 단순한 깃발이 아니다.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 민족혼이 총망라돼 있다. 강북구의 노력이 불씨가 되어 1년 내내 거리마다, 집집마다, 5000만 대한겨레의 가슴마다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