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10. 22.


역사(歷史)에 대해

 

 

역사교과서 문제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교과서에 실리는 역사라면 야사(野史)도 아니고 국가가 겪은 일들을 정확히 기록해 후세들에게 귀감이 되어야 하는 정사(正史)이고 적어도 어린 학생들이 보고 배워야 하는 역사문제까지 여야가 격돌하는 것은 여야나 진보와 보수를 따지기 전에 반반으로 나뉜 지금 이 나라의 형편을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져 씁쓸하기 그지없다.
어떤 이는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해서 왕이나 대통령을 지낸 사람들이 자기 치적만 남기고 불편한 진실은 기록하지 않거나 아예 삭제하는 등 역사를 마치 자기들 개인 기록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국가의 역사는 말 그대로 나라의 역사이고 세계사의 일부다. 따라서 초등학교를 비롯한 중고등학교에서의 역사교육은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소년기 자아(自我) 형성에 무엇보다 소중한 과목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오직 입시공부만 잘해서 명문대 나와 출세만 하면 그만이다”라는 식의 주입식 교육이 판치고 있어 중고등학생들이 “대학만 잘 들어가면 그만이지 나랑 상관도 없는 시절에 일본이 침략했으면 어떻고”, 또한 “북한이 저지른 남침이 남한이 북한을 침공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해서 잘살고 출세하는데 지장 없는데 왜들 저러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이 나라를 이끄는 사람들만큼은 여야 구분 없이 눈 똑바로 뜨고 일본 위정자들의 역사인식과 북한 지도자들의 남침야욕을 후세들에게 올바로 교육시켜야 할 책무를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아 하는 말이다.
비록 정치하는 사람들이 역사에 대한 의식은 없을지라도 역사에 대한 인식은 가지라는 말이다. 그것이 국민이 주는 세금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이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이다. 작금의 정치인들은 그들이 내뱉는 말이 역사에 기록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이 땅에는 그래도 양심 있는 역사가들이 있어 못난 정치인들이 오직 정권이나 잡아 나눠먹기나 하거나, 정권에 아부해 한자리 차지하기 위해 자기가 하는 말이 어떤 말인지 분간도 못하고 그저 아부 떠는 모습을 그대로 지나칠 리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역사는 기록되지 않는다고 해서 잊혀 지거나 지울 수 없다.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에 과거를 잊어버린 족속은 언젠가는 또 다른 나라에 구속되거나 침공을 받아 억압된 세월을 지내야 할지 모른다.
중국을 보라. 과거 찬란했던 역사가 다시 저렇게 부활할지 누가 알았겠는가? 우리나라를 보라. 과거 삼국지가 2국지 그대로이고, 비록 대한민국이 한 나라라지만 아직도 역사인식 없이 사사건건 반반으로 나뉘어 싸우고 있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은지 묻고 싶다.
다른 것은 몰라도 역사는 역사가에게 맡겨라. 역사가들도 근대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생각이 각각 다를지 모르지만 시대에 대한 평가는 유보하고 사실 그대로를 기록해주기 바란다. 지금 방식이라면 현재의 몇 사람이 기록한 역사가 후세에 또 바뀌지 말라는 법도 없어 보여 하는 말이다.
특히 정치하는 사람들이 역사에 개입하기 시작하면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한쪽편의 말만 옹호하고 정쟁만 계속되어 그렇지 않아도 부모의 등살에 힘든 어린 학생들에게 “역사는 그저 싸우는 것에 불과하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줄까 걱정이 앞선다. 이러다 후세들에게 역사(歷史)를 물으면 “어느 전철역사요?”라고 반문할까 두렵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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