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9. 25.


국가의 위기

 

 

국가(國家)란 사전적 의미로 일정한 지역·영토 내에 거주하는 사람들로 구성되고, 그 구성원들에 대해 최고의 통치권을 행사하는 정치단체이자 개인의 욕구와 목표를 효율적으로 실현시켜 줄 수 있는 가장 큰 제도적 사회조직으로서의 포괄적인 강제단체다.

우리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한반도와 부속도서를 포함하는 영토가 있고, 오천만 국민이 있으며, 헌법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우리도 영토와 국민이 있고 주권이 국민에게 있으니 분명히 국가라는 것이 맞긴 맞는 것 같은데 요즘 갑자기 국민과 영토, 그리고 주권만 있으면 진정한 국가인가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국민의 선거에 의해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들은 우리 대한민국을 맡아 5년씩 정부를 꾸려 자기들 하고 싶은 것 수십조 원씩 퍼부어 다 해먹고, 줄 잘선 사람들은 좋은 자리도 골고루 나누어 5년 안에 평생 먹고 살 것 다 챙기려고 혈안이다.


다 좋다. 피 말리는 선거전에 이겼으니 그 정도는 이해한다. 그러나 아무리 선거에 의해 당선되어 승자독식으로 자기들끼리 나누어 먹는다지만 그래도 이 중요한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후세들에게 남길 것은 놔두어야 하고, 그들에게 귀감이 될 행동은 못할지라도 부끄러운 짓은 하면 안 되는 것이 미래를 책임진 사람들이 몫이다.


며칠 전 모 일간지에 \'사람됨의 위기\' 라는 대한민국 중학생 리포트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친구요? 엄마가 다 필요 없대요.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어차피 저희를 판단하는 건 성적이니까.” “왕따 당하지 않으려면 왕따 시켜야 해요. 내가 살려면 마음 내키지 않아도 다른 애를 괴롭혀야 돼요.” 신문에 보도된 아이들의 말을 듣고서는 부끄럽기도 하고 섬뜩하다 못해 신문을 접어버렸다.


물론 중학생 아이들의 말 몇 마디로 국가가 위기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국가는 어차피 잘난 엘리트 집단이 이끄는데  까짓 중학생 예들 몇 명 가지고 그리 수선이냐”고 반문 할 지도 모른다.
맞는 말이다. 어차피 상위 3%의 좋은 형편 집안 아이들이 잘 배워 권력을 또 나누고, 돈 있는 사람들 자제들은 유학길에 오르거나 가업을 이어 잘 살면서 자기들끼리 나눠먹으며 대대손손 잘사는 나라다. 그러니 “너희들은 잔말 말고 세금이나 밀리지 말고 잘 내라.” 고 말하면 딱히 할 말도 없는 노릇이긴 하다.


상류층 사람들은 ‘아이들의 인성이 위태롭다’, ‘초중고생 4만 명이 자살충동 겪어봤다.’는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 자기 주변에는 그런 아이들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중학생들이 성공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한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성공을 위해 거짓말과 편법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벌써 커서 정치를 하거나 고위 공직자가 되어 있다는 것이 큰 문제다. 이들은 자기들이 가진 문제를 전혀 모른다는 것, 즉 사회지도층으로서의 도덕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을 모른 다는 것이다.


정권에 줄 한번 대면 5년이다. 5년 만에 4급에서 차관급까지 오른 사례가 즐비하니 선비인척 하다가는 낙오되기 십상인 마당에 줄 대기 안 할 수 없는 구조를 혁파하지 않고서는 국가의 미래가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국정원과 검찰, 그리고 경찰의 수장들이 수사를 받거나 사찰을 받고 있다고 해서 나라가 시끄러운 것은 그리 큰일도 아니다. 국가라는 개념을 잊고 그저 정부만 꾸리면 그만이라는 구조적인 결함을 치료하지 않고서는 상처 본질의 치료는 요원한 것이다.


지금 같은 구조로서는 대통령 한사람이 나서서 될 일도 아니다. 그렇다고 그냥 걱정만 해서도 안 될 사안이기도 하다. 이 정도를 가지고 국가가 위기라고 말하는 것도 생뚱맞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저 눈에 보이면서도 바로잡지 못하는 마음만 괴롭고 자살을 생각해봤다는 4만 여명의 초중고생들 얼굴보기가 민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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