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9. 16.


추석 선물

 

오는 19일은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다. 추석명절은 예로부터 풍요로움의 상징이었다. 곡식이 무르익고 제철과일이 널려있어 조상에게 제도 올리고 가족들과 모여 앉아 힘들었던 농사철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잊고 흥을 돋우며 노는 명절이다.
지금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시생활을 해서 수확의 기쁨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저 고향에 계신 어른들께 인사나 드리는 정도로 추석명절을 지내지만 풍부하지 못했던 예전의 추석은 그야말로 누구나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최고의 명절이었다.
추석 때면 주고받는 선물도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경기가 좋지 않아 부도나는 기업이 늘고, 대기업의 투자기피와 현금 확보 경쟁으로 새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서민들의 삶은 팍팍함 그대로니 사람 몇 바뀌었다고 세상이 확 좋아지는 것은 아닌가 보다.
청와대가 이번 추석을 맞아 사회 각계 주요인사와 국가유공자, 그리고 사회적 배려계층 등 9000여명에게 국내 농축산물인 잣과 찹쌀, 육포 등을 보낸다고 전해진다.
이번 대통령의 선물은 전직 대통령과 5부 요인, 경제5단체장, 정계원로 등 주요 인사를 비롯해 애국지사, 해외파병부대장, 순직경찰·소방·군 희생자 유가족, 생존 독도의용수비대와 희생자 유가족, 제2연평해전·천안함·연평도 포격 희생자 유가족, 독거노인, 중증장애인, 한부모가족, 일본군 위안부, 환경미화원과 사회복지사 등에게 보내진다고 한다.
비록 대부분의 국민이 대통령의 선물을 받지는 못하지만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가족을 챙기는 대통령의 정성에 국민 모두는 마치 자기가 선물을 보내는 것처럼 즐거운 표정이다.
일반 국민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통령의 선물을 받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국민과 대통령 관계는 선물이 오가지 않아도 불평이 없다. 우리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뽑아 대통령이 하는 일에 별 저항 없이 따르고, 혹시 운이 좋아 큰돈이라도 벌거나 좋은 일이 생기면 다 나라가 평안한 덕이라 여기면서 살아가기 때문에 비록 대통령에게 추석선물을 받지 않아도 우리끼리 주고받으며 즐거운 추석을 보내는 것이다.
북한도 우리에게 선물을 보냈다. 추석선물은 아닐지 모르지만 이산가족 면회와 개성공단 재개 등이다. 거기에 맞추어 우리정부도 어떤 식으로든 북한에 선물을 줄 것이다. 한쪽에서 하나를 주면 다른 쪽에서도 반드시 선물을 해야 대화가 끊기지 않기 때문이다.
박대통령은 야당에게 3자회담을 선물로 주었다. 야당은 거기에 답해 무엇을 줄지 모르지만 서로 물밑대화를 통해 선물을 주고받을 것이다. 선물이란 꼭 물건이 아니라도 이렇듯 상대에게 마음을 열어주는 것이다. 받기만 하는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힘이 있는 쪽에서 약자에게 선물을 더 많이 주면 불만은 확실히 줄어든다.
우리 국민은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에게 선물을 받을 권리가 있다. 특히 추석명절에는 더욱 기대된다. 그 선물은 바로 좋은 정책이다.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자기들이 도로를 비롯한 국가시설물을 자기 돈으로 지은 것처럼 설쳐대지만 다 국민의 세금으로 지출된 것쯤은 아는 사실이다.
우리 국민이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진짜 선물은 고기도 굴비도 아닌 진정성과 조용함이다. 가족들이 모여서 TV라도 켜면 싸우는 정치인들 보다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나랏일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정치인들이 그들을 찍어준 국민에게 보내는 진정한 선물이다.
일방적인 주장이나 거짓과 속임수로 잠깐을 넘길 수는 있지만 국민의 눈과 귀를 영원히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이번 추석부터라도 여야 공히 진심으로 국민에게 다가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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