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8. 28.


남북과 남남

 
요즘 남북한이 오랜만에 화해분위기다. 꽉 막혔던 개성공단 문제가 풀려가고 남북 이산가족상봉 문제도 다시 재개될 전망이어서 오랜만에 남북이 화해모드에 들어갔다.
북한이 왜! 갑자기 노선을 바꾸었느냐에 대해서 일일이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 중국의 영향일 수도 있고 현정은 현대그룹회장의 방북에 무게를 둘 수도 있겠지만 끊겼던 대화채널이 가동되는 자체만으로 한반도에 드리웠던 먹구름이 조금은 가시는 것에 만족할 따름이다.
북한은 원래 일방통행이다. 남쪽 말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자기들 말만 주장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그런 그들에게 끌려 다니며 이것저것 퍼주고도 그들이 말을 바꾸면 어쩔 수 없이 당하기 일쑤였던 남북관계가 그나마 박근혜대통령의 고집으로든 누구의 영향을 받았든 간에 다시 남북이 대화를 하고 서로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평화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이번 남북대화 재개는 무엇보다 우리 국민에게 주는 큰 추석선물이다.
대화는 신뢰가 우선이다. 따라서 상대를 믿지 못하면 아무리 오랫동안  얘기를 나눠도 소득이 없고 불신만 더욱 쌓이는 것이다. 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북한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만큼 그들이  “이랬다! 저랬다!”를 반복해서 얻은 학습효과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요구하면 또 대화 창구에 나간다. 툭하면 깽판치려는 저들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잠자는 아이 깰까 두려운 부모 심정에서 조용조용 넘어가기 위함일 수도 있다.
아무튼 남북관계는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형제끼리라도 오랜 기간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다 보면 보고 듣는 것이 다르니 생각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형제라기보다는 다른 나라 사람으로 착각하는 것처럼 60년 넘게 이어온 분단은 벽은 상상보다 더 두터울지 모른다.
남북은 그렇다 치고 요즘 남남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분면 한 나라에서 같이 태어나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인데 대화가 안 되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남북한처럼 철조망이 가리고 있는 것도 아니고 늘 얼굴을 마주보는 사람들인데도 말이 안 통하니 이 노릇을 어찌할까!
선거 병 때문이다. 선거는 분명 이기고 지는 게임이다. 더구나 대통령선거는 승자독식게임이기 때문에 한번만 이기면 5년간은 좋은 자리 나눠먹으니 기를 쓰고 덤비고, 게임이 끝나도 진 쪽은 분하기 그지없고 이긴 쪽은 일방통행하기 일쑤다.
그러니 진 쪽은 막말이 나오게 되고, 이긴 쪽은 그 막말을 빌미삼아 대화는커녕 “까불지 말라!”며 목청을 높인다. 그러니 남남문제가 남북문제보다 더욱 풀기 어렵게 꼬이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도 신뢰문제가 등장한다. 
서로 만나자고는 하는데 누구랑 같이 만나느냐를 가지고 시간을 끈다. 진 쪽 진영은 이긴 쪽 대장에게 “일대일로 만나자”고 하고 이긴 쪽 대장은 “우리 쪽 사람과 같이 만나자”고 주장한다. 그냥 만나면 될 것을 꼭 단서가 붙는다. 물론 서로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나고 나면 서로 발표를 해야 하는데 합의문에 대한 해석을 달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남북도 만나는데 남남이 대화가 안 통하니 답답한 것은 국민이다. 야당은 정부여당 탓이라고 일방통행이고, 정부여당은 야당 탓이라고 주장한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대화는 되겠지만 너무 시간을 끄는 것이 국민의 삶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답답한 것이다.
어차피 만나도 신뢰회복은 안될 일로 보이는데 대충 만나서 사진 찍고 합의문 한 장 발표하라. 곧 추석이다. 추석 여론이 어느 쪽이 유리하고를 떠나 국민의 마음을 읽어보라. 우리 국민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통 크게 양보하는 사람에게 후한 점수를 줄 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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