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6. 26.
6.25전쟁과 참전유공자들을 기억하자
서울북부보훈지청 장보영
얼마전 영국에 살고 있는 친구부부가 2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다녀갔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2주간의 빡빡한 여행일정 중 제1코스로 부산을 선택했다. 나는 부산이라는 말에 자연스레 해운대, 태종대, 광안리 등 부산의 유명 관광명소를 떠올렸지만, 친구부부가 부산을 한국여행의 제1코스로 꼽은 것은 전혀 의외의 이유에서 였다. 바로 부산에 있는 유엔기념공원 때문이었다. 터키 사람인 친구의 남편이 한국에서 제일 먼저 가보고 싶은 곳으로 유엔기념공원의 터키 참전용사 묘역을 꼽은 것이다. 유엔기념공원은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로 6.25전쟁에 참전해 전사한 유엔 전몰 장병들의 유해가 안장된 곳이다.
6.25전쟁 참전국의 국민으로서 유엔기념공원을 찾는 친구 남편을 보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6.25전쟁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다해 싸웠던 분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봤다.
6월은 현충일과 6.25전쟁 기념일이 있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특히 올해는 6.25전쟁 정전협정 6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6.25전쟁 정전협정 후 60년 동안 우리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에 오를 만큼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뤘고, 지구 반대편 나라의 사람들이 우리나라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흥얼대고 말춤을 따라 출만큼 문화적 발전과 영향력도 커졌다. 그러나 이런 경제,문화,사회 전반의 발전과 풍요 속에서 우리의 6.25전쟁에 대한 기억은 점점 흐릿해지고 있는 듯하다.
작년 안전행정부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와 중·고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안보의식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 35.4%와 청소년 57.6%가 6·25전쟁 발발연도를 모르고 있었다. 물론 6.25전쟁이 발발한지 올해로 반세기가 훌쩍 넘어 63년의 시간이 흘렀고, 전쟁을 경험한 세대보다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훨씬 많은 지금, 6.25전쟁에 대한 기억이 흐려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수시로 북한의 전쟁 도발의 위협을 받고 있고, 올해의 갑작스런 개성공단 폐쇄는 입주기업들의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기도 했다. 이렇듯 6.25전쟁은 종전이 아닌 정전으로 현재 끝나지 않은 전쟁이며, 우리는 경제대국, 문화강국이라는 자랑스런 이름표와 함께 세계유일의 분단국가, 전쟁의 불씨를 안고 있는 정전국가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6.25전쟁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6.25전쟁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다해 싸운 참전유공자분들의 공헌을 기리며, 그 나라사랑의 마음을 우리 가슴에 되새겨보자. 그리고 6.25전쟁과 같은 비극적인 전쟁을 우리 세대가 그리고 또 다음 세대가 결코 겪지 않도록 국가안보의식을 공고히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