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6. 06.


 

 

주민참여와 행정의 투명성 제고
도봉구 구민감사관 운영을 중심으로

 

 

 

 

송 찬 우 도봉구청 감사담당관 주무관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앞서서 전국적인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구축한 나라이다. 우리 국민은 IMF 외환위기라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이러한 정보화 대열에 앞장섰고,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지식정보강국으로 자라잡고 있다.
어느 나라보다 빨리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기반을 구축하고 지식정보화사업에 박차를 가해 온 우리나라는, 국민 모두가 편안하고 즐겁게 초고속 정보통신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이는 개인과 개인, 각종 소모임과 소모임, 마을과 마을, 도시와 농촌, 국민과 정부, 기업과 기업을 잇고, 세계와 연결되는 모든 영역의 변화와 발전을 동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위의 상황과 관련하여 행정 분야에서는 급속한 정보공개와 공유의 확대가 이루어졌으며, 거버넌스(협치)의 확대 발전으로 다양한 형태의 시민참여 공간과 제도가 마련되었다. 이것은 그동안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 온 참여민주주의라는 거대 담론의 구체화 과정이었다고 말 할 수 있겠다. 
사회 구성원이 일상적으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되고, 스스로 대안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과정에 진입한 것이다. 민주주의는 참여를 전제로 성립된다는 평범한 진리가 더 맑고 밝은 사회로의 이행을 밀어가는 원동력임을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표징이라 할만하다.
도봉구에서도 2011년 6월 10일 「주민참여 기본 조례」제정을 시작으로, 구민의 행정 참여에 역점을 두고 구민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여 행정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높여 나가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왔다.
구민과 함께 구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함께 실행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실질적인 주민참여 행정을 실현하고자 하는 다양한 실행방안의 시행에 이르게 된 것이다. 예산편성 과정에 구민이 직접 참여하여 재정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구민건의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비롯하여, 구의 중요한 정책사업에 대하여 구민 스스로 의견제시나 설명회 개최를 요구할 수 있는 구정정책설명청구제 등을 통해 주민참여시대의 창을 더 크고 넓게 열어가고 있다. 이제 주민참여는 마을 만들기와 사회적 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도봉의 새로운 거버넌스시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우리 감사담당관에서는 2013년 4월부터 도봉구 구민감사관제를 운영하고 있다. 구민감사관제는, 구민의 감사 참여 확대로 행정의 쇄신 및 다양성 수용의 전기를 마련하려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이를 위해 구민이 투명행정 만들기에 함께 할 수 있도록 각계각층의 주민 20명을 도봉구 구민감사관으로 위촉하여 운영함으로써 거버넌스 향상 및 참여행정 확산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에 위촉된 구민감사관은 구 행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위법·부당한 행정사항 및 부패를 유발하는 제도나 관행의 시정을 건의하고, 지역에서 일어나는 부정부패 등의 각종 비리를 제보하는 활동을 펼치게 된다.
또한 관급공사 현장 점검에 참여하거나 주민 불편사항에 대한 시정건의, 처리방안 제시 등 청렴한 구정과 구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게 된다.
구민감사관으로 위촉된 분들은 지역사회에서 신망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분들이었고 구정에 대한 애정과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구민감사관제 운영은 준비과정부터 지금까지 여러 가지로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세계적인 경제난으로 국가 경영에 어려움이 대두되었듯이 서울시와 자치구 또한 심각한 재정난이라는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2012년도 하반기 새해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구민감사관제 운영 등 신규사업과 관련된 항목에 예산이 배정되지 않았고, 다른 사업도 삭감 및 전년 수준으로 동결처리 되었다.
구민감사관제 운영도 매우 힘든 여건에 처했지만, 참여민주주의는 권력의 제한과 감시라는 소극적인 면보다는 民-官이 상호간에 더 깊은 이해를 갖고, 협력하여 협치를 통해 성과를 만들어 가는 적극적인 면에서 사고될 필요가 있다는 사실에 더 주목하여 추진하게 되었다.
도봉구 구민감사관은 올해 처음으로 시작하는 제도이다. 어떤 일이든지 단번에 만족할 수는 없으며, 구민감사관제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 속담에 있는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상식적인 한마디가 시작의 중요성에 대해 함축하고 있는 의미를 생각하며 용기를 내고 힘을 얻기도 하였다. 예산문제에 봉착해 있고 민·관사이에 오해와 시행착오가 발생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 마음에 새겼던 “한 나라에서 가장 귀한 것은 백성이다. 그 다음이 사직이며 임금이 가장 가벼운 존재다”라는 맹자님의 말씀 한 구절을 다시 되새긴다면, 모든 난관을 극복해 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최근 주민참여 및 행정의 투명성 제고와 관련하여 시민의 불만과 공직자의 고충 토로가 수위를 넘어서 충돌하거나, 사회복지직 공직자가 격무에 시달리다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서는 불행한 일이 빈번하게발생하고 있다. 법정스님의 법문집 “일기일회”에 달마스님의 법문 “관심론”의 “마음, 마음이여, 알 수가 없구나.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받아들이다가도 한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가 없구나”라는 구절이 소개되어 있다.
모두가 한번은 되새겨 볼만한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구민감사관제 운영만이 아니라 민·관 협력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우리는, 일이란 능력을 가진 사람보다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이 언제나 먼저 비결을 찾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서로 협력하여 공동의 선을 이루어가는 아름다운 날들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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