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3. 19.


포항 산불사고를 막을 수는 없었는가?

 

성북소방서  김 대 원

 

 

 2013년 3월 9일 포항에서 발생한 산불은 1명의 사망자와 21명의 부상자, 주택 56채를 불태우고 118명의 이재민을 남기며 24시간 만인 10일 오후 진화되었다. 화재의 원인이 한 중학생의 불장난으로 밝혀지면서, 이 사실은 화재(火災)보다 더 큰 화제(話題)가 되었다.
 나는 여기서 모든 사건 사고는 그 대응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가장 기본적인 얘기를 하고자 한다.
 우리 소방조직은 기본적으로 재난에 대응하는 사후 대응조직이다. 아무리 완벽한 준비와 대비를 한다 해도 발생하는 것이 사건 · 사고다. 그 사고에 대처하는 것이 바로 우리 소방관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 소방관들도 사건 사후의 대처보다, 그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요즘 소방의 중요 업무 중 예방 행정이 자치하는 비중이 꽤 높아졌다. 특히 예방 행정 중에서도,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소방안전교육의 업무를 체계화 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점이 있다. 우리 소방관들은 소방안전교육을 시키기 위해 학교나 관공서, 사회복지시설에 연락을 하여 교육 받기를 권유하고 있고, 이러한 교육대상처에서는 오히려 교육을 받을 시간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상식적으로 교육이 필요한 사람들이 교육을 제공하는 사람들에게 교육을 해 줄 것을 부탁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 발 더 나아가서 우리나라의 일선 교육행정에 있어서 시민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기본인 화재안전에 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수업시간이 정규적으로 편성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유치원, 초·중·고등학교는 물론이고 대학교, 일반 기업체까지 시간을 할애하여 정기적인 화재 및 재난에 관한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과거 숭례문 화재에 있어서도 국보 1호의 문화재가, 그것도 도심 한 복판에 있었던 그 큰 건물에 방화범이 쉽게 드나들 수 있었던, 화재의 발생을 예방하지 못했던 것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아무리 우리 소방관들이 화재예방을 위해 노력해도 우리는 기본적으로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최소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사후 수습보다 우선 되어야 하는게 아닐까?
 학생들의 학업 증진을 위한 수업시간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나, 최소한 년 중 1시간 정도를 화재안전교육을 받기 위한 정규 시간으로 편성하려는 노력이 없음이 참 안타깝다.
 모든 화재사고는 그 예방이 중요하다는 말... 교육이야 말로 그 예방의 핵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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