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2. 26.
역사의 교훈을 기억하자
서울북부보훈지청 이지희
유난히 눈이 많았던 이번 겨울의 추위가 이제는 주춤하는 듯하다. 봄이 온다는 입춘도 지났건만 아직도 주변 그늘 곳곳에는 녹지않고 쌓인 눈이 봄이 아직 멀었음을 알리는 듯하다. 봄의 따뜻함이 그리워지는 것은 차가운 날씨만 그런 것은 아니다. 민생보다 권력에 대한 논쟁을 떠올리게 하는 정치권의 싸늘함, 전쟁이 멈춘지 60년이 지났어도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과의 냉랭함, 그리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울분과 한국민의 분노의 감정을 무시하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 끊임없이 계속되는 곳곳의 분쟁에도 이제는 봄이 왔으면 좋겠다.
북한의 핵위협 못지않게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도 계속해서 언론으로 보도되고 있다. 일본은 한국과 독도(다케시마), 중국과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 그리고 또 다른 측면이지만 러시아와 쿠릴열도에 대한 영유권 분쟁도 계속되고 있다. 새로 출범한 아베총리는 독도와 센카쿠 열도를 전담하는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을 총리실 산하 직속기관으로 신설한다고 한다. 일본이 드러내는 영토에 대한 야욕은 100여년전 동아시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과거의 역사를 떠오르게 한다. 역사교과서 왜곡 등 아직도 과거의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은 또다시 과거의 과오를 반복하려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1904년 2월 23일은 한일의정서가 늑결된 날이다. ‘늑결’이란 말은 굴레 늑(勒), 맺을 결(結)로 조합된 한자어로 ‘강제로 체결하다’라는 뜻이다. 을사조약을 조약이 아니라 을사늑결로 표현한 것도 강제로 체결했기 때문이다.
한일의정서는 러시아와 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한국을 그들의 세력권에 넣으려고 공수동맹을 전제로 체결한 외교문서로 1904년초 일본과 러시아의 세력 다툼으로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한제국이 양국의 전쟁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중립을 선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본군의 협박에 의해 하는 수없이 체결한 협약이다.
한일의정서를 체결함에 따라 한국과 러시아 사이에 체결되었던 일체의 조약과 협정이 폐기되었고, 일본은 한국에서 경부선, 경의선 철도 부설권과 통신강부설권, 연안에서의 어업권과 항해권 등의 이권을 획득하였다. 이는 일본의 대한제국 식민지 계획의 시작단계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에게는 어둡고 암울했던 역사의 시작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역사를 배우지 않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고 한다.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당시 상황을 이해하고 역사적 과오를 반성하고 그 교훈을 되새김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것이다. 점차 우경화, 보수화 색채를 나타내고 있는 일본이 과거의 과오를 반복할지라도 그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가 달라진다면 역사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나라잃은 슬픔이,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 역사는 말하고 있지 않은가? 오늘 하루 역사속의 사건을 되새겨보며 나라의 소중함을 생각해보고 온전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희생하신 순국선열에게 감사하는 하루가 되기를 바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