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1. 22.
삼각산동에는 왜 지역아동센타(공부방)가 하나도 없게 되었나?
최선 강북구의원
지역아동센타(공부방)는 1980년대 중반 저소득층 가정의 경우 자녀들이 유기·방치되는 사태가 날로 심각해져 가고 있으나 국가적 차원에서의 대책이 부재하여 민간단체, 종교단체, 사회운동단체들이 나서서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 문화 공간으로서 공부방을 설립하였으며 저소득층 지역을 중심으로 비영리, 자원봉사 중심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강북구에도 30여개의 지역아동센타가 있으며, 센터장님들의 헌신과 봉사로 지역의 많은 아동들이 차별과 소외가 아닌 평등과 나눔의 정신을 배우고 있다. 수년전부터 공부방을 지역아동센타라 부르기 시작하고 서울시나 강북구에서 약간의 예산이 지원되기 시작했다.
적으나마 예산이 지원되기 시작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나, 당시 운영되고 있는 공부방에 모두 지원을 해준 것이 아니라, 시설기준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그 기준에 미달하는 시설들은 ‘미인가’ 시설이라 하고 지원을 해주지 않은 것이다. 지원을 해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아동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을 닫는 지역아동센타들도 있었고, 그 내용이 각 종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었다.
우리구도 예외는 아니어서 10년 가까이 임대아파트에서 아파트 임차인대표와 학부모들의 동의와 협력 속에서 시작한 지역아동센타가 시설기준에 맞지 않는 지하 시설이라는 이유만으로 미인가 시설도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고, 결국 그 시설은 문을 닫게 되었다.
지역아동센타는 단순히 아동들을 돌보는 역할만 했던 것이 아니라, 아동의 학부모를 비롯한 지역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데 기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 공동체에서 그 시설이 사라진 사실에 많은 분들이 허탈해 하고 계시다. 이 시설의 사례만 보면 차라리 서울시의 지원이 없던 시절이 더 나았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물론, 이 시설이 사라지기 전에 강북구청에서는 인근 교회등 다른 시설로 이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백방으로 알아보느라 고생한 구청 담당 공무원에게는 감사한 마음이지만, 결과적으로 이 설이 폐쇄되는 바람에 삼각산동에는 지역아동센타가 한 곳도 없게 되어버렸다.
필자가 겪은 사례를 하나 소개하면, 얼마 전 어느 지역아동센타를 방문했을 때, 지역아동센타에서 돌봄을 받던 아동이 대학을 가거나 성인이 되어서 다시 지역아동센타의 선생님으로 봉사를 하고 있었다. “학비도 비싼데 아르바이트는 안하나? 학과 공부도 바쁠 텐데 봉사할 생각도 하고 대단하다.””했더니, ““알바도 하죠, 근데 동네 후배들 보러 오는 거고 저도 도움을 받았으니까.””하는 거다.
학교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학과 공부 때문에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인성교육을 지역아동센타에서 제대로 가르치고 계시구나 생각되는 순간이었다. 이런 지역아동센타가 삼각산동에는 하나도 없게 되었다는 말이다.
필자의 선거구이기 때문에 이런 주장을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맞다. 필자의 선거구내의 문제이다. 단 필자와 그 시설을 이용하던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의 바램은 부디 삼각산동에도 지역아동센타가 예전처럼 생겨나서 우리 아이들의 돌봄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