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3. 01. 22.


“타워”가 아닌 “콘트롤 타워”를 세워야 한다 

                                  박일남    

성북소방서

검사지도팀장

 

 

       

소방관으로서 평소 재난영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며칠 전 우연히 기회가 되어 영화 『타워』를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기위해 기다리며 타워포스터를 보는데 문득, 예전에 보았던『타워링』이란 영화가 떠올랐다.
재난에 대한 국가적 관리체계가 아직 기초단계인 1977년에 우리나라에서 상영된 것으로 서막에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이는 소방관들에게 이 영화를 받친다” 라는 문구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당시 국내 여러 여건상 외국영화의 개봉이 어려운 상황에서 상영된 것만으로도 영화의 내용이 그때 당시의 우리 국민들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초대형이며 초고층건축물의 화재로 인한 소방관들의 희생담을 담은 블록버스터 휴먼드라마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영화 속 두 주인공인 건축가 “폴 뉴먼”과 소방관역의 “스티브 맥퀸”으로 불길 속에서 고귀한 희생정신을 보여주는 장면이 아직도 선명히 기억된다. 현대판 타워링으로 불리는 영화『타워』속에 등장하는 건물은 한국의 랜드마크라 불릴 수 있는 초고층펠리스타워로써 그 웅장함과 함께 건축물의 각 종 시설물 또한 최첨단시설이 설치된 인테리젼트건물의 대표적 상징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타워”를 보면서 자꾸 타워링을 연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타워링이 개봉되기 6년 전, 충무로 대연각호텔 화재사건(1971년 12월 25일 성탄절 아침)이 그 영화의 모티브가 되어 제작된 것으로 전해져서 영화 타워링에 대한 그 당시 전 국민적 공감대를 가질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제 시대가 많이 흘러 2012년판 재난영화 『타워』가 시사하고 있는 점은 아직도 우리사회에 안전에 대한 불감증과 인명경시 풍토에 대하여 경종을 울리고 있지 않나 싶으며, 시대적 차이를 떠나 아직도 재난영화에 소재가 될 수밖에 없는 점에 현직소방관으로서 한편으로 씁쓸함이 느껴진다. 이제라도 우리사회는 국민들이 각종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생활을 최우선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재난과 관련한 제도적인 측면과 재난예방 · 재난대응분야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정책개발을 통해 『재난안전 콘트롤타워』를 세워야 할때이다.
이제 머지않아 우리나라에도 100층이 넘는 초고층건축물이 우후죽순 세워질 것이다. 따라서 초고층 건축물 신축허가 시 설계 및 시공단계에서부터 안전시설등에 대한 정밀한 공사가 되어야 하며 우리사회의 건축물에 대한 안전관리체제도 지금의 官주도의 규제중심에서 民間자율 안전관리체계로 일대 전환을 하여야 한다.
 현대적 대형건축물의 고층화 및 심층화로 인하여 화재 등 재난에 신속한 현장대응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며 각 종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소방관들은 아직도 부족한 인력과 열악한 장비를 가지고 단 한사람의 생명과 재산도 구하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불길 속으로 달려간다.
 이제 우리 모두는 “내가 영화 속 소방관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평소 화재예방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하며 “내 생명과 재산은 내 스스로 지켜나간다”라는 인식을 가질 때이다.
 이제 영화『타워』가 아닌 실제재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지금부터 우리사회 안전망 구축에 국민모두가 힘을 합쳐 만연해 있는 안전 불감증을 떨쳐버릴 수 있는 『재난안전 콘트롤타워』를 세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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