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2. 12. 12.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대수술이 필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성북지사장

 기세걸

 

 

 “똑, 똑, 똑”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40대 중반의 남자 고객이 들어온다. “민원실에서 상담하다 답답하여 지사장과 이야기 하고 싶어 왔습니다” “왜 보험료가 이렇게 많이 나왔나요?” “실직해서 살기도 힘든 판에 매월 보험료가 17만원이고, 지방에 계신 부모님 보험료가 9만원이라니 ...”
 내용을 살펴보니 중소기업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다 회사사정으로 그만두게 되었으며, 직장에서는 보험료(본인부담금)가 8만원 정도였고, 부모님은 피부양자로 등재되어 있었는데 이번 실직으로 자신 가족과 부모님의 지역보험료가 부과된 경우였다.
 이에 “건강보험은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구분되고, 직장가입자는 보수를 기준으로, 지역가입자는 소득, 재산, 자동차, 나이 등을 점수화하여 보험료가 부과되며, 직장가입자는 부모를 피부양자로 등재할 수 있으나 지역가입자는 그런 제도가 없습니다”라고 설명을 드렸다.
 그 고객은 “똑같은 말을 민원실에서도 들었고, 실직을 해서 소득이 없음에도 보험료가 이렇게 올랐는데 해결책이 없습니까? 우리가족이야 보험료가 체납되면 병원 안가면 되지만, 만성질환으로 치료 중인 부모님은 보험료가 체납되면 보험급여가 제한될 텐데 ...” 

 현재의 건강보험의 보험료 부과체계는 직장과 지역을 달리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보험료 민원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그 유형을 보면 ①소득이 없는데 보험료가 많다는 실직자, 노인세대, 모자·부자가정세대, 주택소유자로 소득이 없는 경우 등이 있으며 ②자식이 없거나 있어도 직장에 다니지 않아 피부양자로 등재될 수 없는 노인, 작은 오피스텔을  소유하거나 영세식당 등의 운영으로 임대 또는 사업소득이 발생되어 피부양자로 등재할 수 없는 경우가 대표적이며, 이외에도 다양한 민원이 발생된다.
 이러한 민원의 특징은 현재의 실질소득에 비해 보험료가 과중하여 상당수 가입자들이 결국에는 보험료가 체납되고 공단은 관련 법규에 따라 강제징수절차(압류, 공매 등)를 밟게 되므로 더욱 악성민원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공단은 국민건강보험공단쇄신위원회를 만들어 임직원, 외부전문가와 수많은 논의와 검증을 거쳐 형평·공정·수용성 높은 부과체계를 마련하여 정부에 건의하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으며, 지사에서는 지역구 국회의원, 구청장 등 다양한 여론 주도층에 홍보하고 있다.      
 
 공단이 새롭게 제안한 부과체계는 “소득중심의 보험료 부과체계 단일화 방안”으로서 그 내용을 소개하면, ① 직장과 지역의 구분 없이 소득을 기준으로 동일하게 보험료를 부과하고, ② 보험료 부과대상 소득을 근로, 사업, 금융(이자, 배당), 연금, 기타, 일용근로소득, 퇴직, 양도, 상속, 증여소득 등 모든 소득으로 하며, ③ 피부양자 제도를 폐지하여 사회연대성을 재고하며, ④ 소비세(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주세)의 0.51%를 건강보험 재정으로 확보하고, ⑤ 법정 국고지원20%(국고지원금 14%, 담배부담금 6%)를 준수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부과체계가 실현된다면, 실직자, 노인, 영세자영업자 등으로 구성된 지역가입자의 97.9%, 직장가입자의 89.7%(근로소득만 있는 세대)는 보험료가 인하되며, 그 동안 보험료를 부담하지 않던 피부양자 중에서 소득이 있는 214만명, 퇴직·양도·상속·증여소득 및 4천만원 이하 금융소득(이자·배당) 보유자의 세대는 보험료가 올라갈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부과체계는 보험료 부담의 공정성과 형평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실직자, 노인세대 등 어려운 우리 이웃이 자신의 능력에 맞는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어 제도에 대한 불만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단은 소득중심의 단일화 방안과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방안(보장율 62.7% → 선진국 수준 : 80%로 향상) 등 쇄신위원회에서 결정한 5개 방안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며, 이러한 제도 쇄신은 공단 임직원의 노력만으론 힘들 수 있기에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 아울러 참여도 필요하다할 것이다 

 오늘 40대 실직 고객이 떠나면서 남긴 말이 아직도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부모님이 걱정입니다. 올해는 태풍으로 농사도 흉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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