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2. 08. 29.
여름방학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마치며...
백석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허상원
우선 한 달간 아르바이트를 하게 해 주신 구청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배치 받은 부서는 복지정책과입니다. 복지정책과는 40여 명의 학생들이 배정을 받았으며, 각 동 주민센터로 2명씩 파견돼 65세 이상 홀몸노인 분들을 상대로 자살실태에 대한 방문조사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르신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다는 것이 어색하고 설문지 질문도 너무 난해했으며 날씨마저 무더워서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오리엔테이션 때 한 공무원 분이 해주신 얘기가 생각났습니다. 비록 한 달간 다른 아르바이트보다 덥고 힘들며 짜증이 날 수도 있겠지만 뒤돌아보면 보람 있는 일이 될 것이라는 말씀이었는데 조사를 하면서 서서히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르신들께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면서 점차적으로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고 한 분 한 분 만나면서 설문지 조사를 하는 가운데 제 자신에게 감사함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르신들은 거의 혼자 사셔서 가족이 거의 없어 외롭고, 2가지 이상의 질병을 가지고 계시며 기초생계비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어떻습니까? 힘들 때 위로해 줄 수 있는 친구가 있고 또한 대부분 건강합니다. 그 분들은 일제시대와 6.25전쟁 등을 겪으시면서 많이 힘드셨지만 지금의 저희 세대는 IT문화 등 많은 물질적인 혜택을 받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은 20대이며 아직 살아갈 날 들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날마다 ‘자고 나면 편안히 죽고 싶다’는 그 분들에 비해 지금의 저는 하루하루 감사하면서 의미 있는 하루가 되도록 최선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인생을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혼자 외롭게 쓸쓸히 사시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나중에 저의 노후에 대한 생각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전의 저는 앞으로의 취업 생각 즉 바로 5년, 10년 앞에 있는 문제들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취업 후 나이가 들어 사회적으로 은퇴하고 나면 나의 노후의 삶은 어떻게 될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희가 노년이 된다면 저희 자녀들이 저희를 부양해야 할 텐데, 지금 이 시대에도 자녀들이 부모를 부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년에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저희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지만 그 중에 몇 분은 인상이 깊어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그 중에 한 분이 설문지 조사를 하는 제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설문 문항 중에 ‘지금의 어르신의 경제상태가 어떻습니까?’ 라는 문항이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어르신께서 ‘경제 상태? 그냥 주어진 환경에 맞게 삶을 살아야 해’라고 답변해 주셨습니다. 그 어르신께서는 “기초 생계비가 월40만원이면 40만원에 맞게 한 달을 살아야지, 뭘 더 바라고 있어? 40만원 가지고 옷 사입고 놀고 그러게? 그러면 안되지”라며 제게 주어진 환경에 맞게 삶을 살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실제로 어르신 상대로 경제 상태에 관한 설문 조사를 하니 ‘부족하다’라는 답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분은 부족한 가운데 나라에서 무상으로 돈을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부족한 상황 가운데 늘 감사하면서 삶을 살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물질적으로 많고 부족한 것을 떠나 주어진 환경에서 감사하면서 삶을 사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지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리엔테이션 때 구청장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납니다. ‘구청 일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서 나중에 좋은 추억이 되길 바란다’라고 하셨습니다. 한 달 동안 동 주민센터에서 일을 하면서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친근하게, 친절하게 해주신 돈암1동 주민센터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또한 저와 같이 땀 흘리며 일하면서 친해진 오정진에게도 한 달간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