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2. 08. 21.
동유럽을 다녀와서....

성북구의회 도시건설위원회 부위원장 김일영의원
동유럽은 나라와 나라가 국경이 없는 하나의 나라들이었다. 성북구의회는 지난 4월 1989년 소련 당서기장이었던 고르바초프의 개혁 개방 정책과 더블어 자연스럽게 혹은 민주화 시위를 통해 개방된 동유럽 국가들을 다녀왔다.
동유럽 나라들은 이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이전에도 오랜 외세의 지배를 받았던 나라들 이었다. 체코는 오스트리아, 헝가리는 오스만트루크와 오스트리아, 폴란드는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러시아의 오랜 지배를 받았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가 패전하자 독립한 나라들이었다. 독립의 기쁨은 잠시 유럽에서는 또 다른 전쟁이 일어나고 그 결과 소련의 영향으로 사회주의 인민공화국이 들어선 국가들이다. 스탈린식 중화학 공업정책과 집단 농장 계획정제 정책 등을 도입하면서 이상향을 꿈꾸었던 이들의 경제는 곧 파탄에 빠지고 소비제 등의 부족으로 공산당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어나게 된다. 헝가리는 부다페스트 공과대학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민주화 운동, 폴란드는 그단스크 조선소 노동자들의 파업과 그 주축 세력이었던 노조의 민주화 운동, 체코는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라는 정책을 통해 프라하의 봄이라는 별칭이 붙은 민주화 시위를 이끌어 내는 등 일찌감치 공산정권에 대한 부정의 목소리를 높이게 된다. 그러나 소련을 중심으로 모든 강경 진압을 하면서 모든 민주화 시위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점진적인 자유화를 막을 수 없었고 독일의 베를린 장벽이 무너져 내림과 동시에 공산정권은 그 말로를 맞이하게 된다.
총선을 통해 새로운 지도자를 뽑고 다당제를 도입하면서 꿈꾸던 민주주의를 맞이했지만 지도자 한 명의 힘으로 50년 가까이 피폐한 경제를 한 번에 살려 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자유선거로 선출된 대통령들이 줄줄이 재선에 실패했지만 각국의 지도자들과 국민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외자유치에 힘쓰면서 차츰 이들 동유럽 국가들의 경제는 발돋음 하기 시작했고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특히 2004년 이들 동유럽 국가들이 유럽연합에 가입하게 되면서 전 세계 유수의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게 되는데 관세 없이 서유럽 국가들에 물건을 팔수 있다는 장점과 저렴한 인건비라는 이점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많은 투자를 통해 현지 공장을 세우고 가전제품과 자동차 등을 생산하고 있다.
잘 닦인 고속도로를 타고 여행하다 보면 정비된 지방의 모습과 화물차들의 행렬을 보면서 이들의 경제 수준을 짐작할 수 있었다. 거기다 감춰졌던 이들의 매력을 찾아 몰려드는 전 세계 관광객들 까지 더해져 도심은 활기차고 화사했다. 아직은 서비스 면에서 떨어지고 사람들의 표정도 굳어 있지만 앞으로 더욱더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히 엿보였다.
이들 국가들이 공산주의의 때를 벗겨내고 놀라운 발전을 하는 동안 우리의 동포인 북한은 아직도 체제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휑하니 비어있는 국경 검문소가 보일 때쯤 “이게 국경이구나” 짐작할 뿐 어디서부터 어디가 이 나라이고 저 나라인지 구분도 안되게 국경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비무장 지대로 대치하고 있는 유일한 분단국가 대한민국의 비참한 현실을 되새기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