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2. 02. 16.


 청소년 학교폭력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강북구의회 이순영 의원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발생한 중학생 자살 사건은 우리나라 학교폭력이 얼마나 심각한지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큰 충격을 주었다. 특히, 학교 폭력의 문제가 어느 특정지역이 아닌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대상 연령 또한 점점 어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학교안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정한 문제 해결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만 한다. 

학교 폭력은 어제오늘일이 아닌 예전부터 제기되어왔던 문제이다. 어린 아이들의 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과 조사조차 없이 우리 사회는 그동안 간헐적인 예방대책이나 사후처벌 대처 등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하여 왔다. 특히 학교와 학부모, 학생에게만 책임을 전가시키려는 안일한 정부의 대처는 학교 폭력이 꾸준히 악화시키는 결과만을 초래하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문제 해결을 다양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폭력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으며 여야 정치권에서도 학교폭력 정책간담회, 특별법 제정, 학교폭력실태파악 조사특위 등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다. 최근에는 지역 교육청, 지자체, 지방경찰청에서 가해학생 강제 전학제, 학생부 폭력기록제, 피해신고전화 117일원화, 학교 내 상담교사 1인 배치, 스쿨폴리스(학교지원경찰관) 운영 등 강력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어 주목이 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처벌과 격리만으로는 학교폭력을 근절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나오고 있는 다양한 대책들이 학교라는 공동체가 무너진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근원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무엇이 아이들을 폭력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갔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한 이유이다.

흔히 청소년기는 흔히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한다. 질풍노도란 매서운 바람과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물결이라는 뜻으로 청소년기 자아형성이 불완전한 격동기를 잘 대변해 주는 말이다. 이성보다는 감정에 휘둘리는 경향이 많아 부모에게 반항을 하고 친구들에게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등 청소년기에는 폭력에 대한 정당성과 위험성을 쉽게 인지하지 못 하게 된다.

 특히, 우리 학생들은 사회로부터 경쟁 교육이라는 집단적이고 체계적인 아동 학대를 당하고 있는 상태에 있다. 학생들은 등수로 서열이 매겨지고 그에 따라 비교 평가를 받는다. 학생들 자신이 등수로 평가 받듯이 그들 역시 친구와 인간의 가치를 서열로 판단하고 그들만의 계급으로 나누는 특성을 띄게 된다. 학생들은 잘난 아이와 못난 아이, 공부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 잘 사는 아이와 가난한 아이, 힘이 센 아이와 약한 아이로 나누고 차별 대우를 한다. 이렇게 학생들이 급우를 나름대로 평가 기준에 따라 구분하고 차별 대우를 하는 것은 학생들 자신이 학교에서 등수에 따라 차별 대우를 받는 것과 동일시시키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등수 경쟁 상황이라는 교육 현실에서 친구가 경쟁의 대상이 되어 이겨야 하는 라이벌이 되고 급우를 배려하기보다는 1등 하는데 방해되는 라이벌로 여기는 풍토에서는 친구를 아끼고 존중하는 마음이 형성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와 달리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업 평가를 등수로 표시되지 않는다. 등수로 누가 몇 등 했는지 그 서열 자체가 없고 등수로 서로 비교하는 경우 없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한국은 무한 경쟁이라는 경쟁병에 걸려 있다. 이 병은 근래에 우리 사회에 경제 성장이 우선되고, 국제 경쟁력이 강조되면서 무한 경쟁이라고 하는 경쟁 위주의 사회로 돌입하면서 발생했다. 더욱이 무한 경쟁을 교육 정책에 도입시켜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경쟁 대상으로 인식시키려는 그동안의 교육 정책의 결과가 어린 아이들의 폭력과 죽음이라는 공포로 몰아넣은 작금의 현실은 미국, 캐나다 등 해외로 아이들을 보내는 학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청소년 폭력 문제는 해결해야만 하고 해결할 수 있다. 아이들끼리 우정으로 형성된 급우 관계를 통해 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 말로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키워 본 엄마의 입장에서 청소년기 아이들을 대하는 것은 어렵고 조심스럽다. 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에서는 부모의 역할이란 그만큼 제한적이어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다. 학생과 학부모,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 사이의 상위관계가 아닌 관심과 사랑이 기반이 되는 수평관계가 형성될 때 비로소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 아이들이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압박 아래 주위 사람들은 승리를 위한 도구로 전락 되는 경쟁 위주의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인간의 관계가 우정이나 신뢰와 같은 가치가 중요시 되는 교육 정책 도입은 현재 목격되는 잔인할 정도의 학교 폭력을 해결 할 수 있다. 아이들끼리 불신의 관계가 아닌 기쁨과 아픔을 공유하는 우정을 키울 수 있는 인성 교육 여건 조성이야말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고 갈 아이들이 급우끼리 폭력으로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 경쟁 교육이 이대로 가면 미래 세대는 희망이 없다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사람냄새가 나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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