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1. 08. 18.


 

청년실업의 공포

 

 

 

 

고대 내과 김형규 교수
(전 고대안암병원 원장)

 

 

 


  영국 런던에서 시작한 폭동이 무섭게 번지고 있다. 이민자에 대한 차별이 원인이었지만 지금은 청년 실업이 문제라고 한다. 오랜 실업으로 인한 좌절로 더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청년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청년 실업은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 전 트랜스포머라는 영화를 본 일이 있다. 뜻밖에도 주인공은 미국의 명문대를 나오고도 직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청년 실업자였다. 여자 친구의 비난과 부모의 기대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여느 나라의 실업 청년과 다르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청년 실업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중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적인 실업률은 낮다고 하나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청년을 포함하면 실업률이 결코 영국에 뒤지지 않는다. 청년 실업은 여타 일반적인 실업과는 다르다. 오랜 공부 끝에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그들에게 일자리를 주지 못한다면 본인의 좌절감은 말할 것도 없고 각 가정에도 큰 부담이며 사회적으로는 언제 터질 줄 모르는 폭탄과도 같은 것이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일자리는 비정규직이 아니라 괜찮은 정규직 일자리이다. 수출이 잘 되어도 일자리가 늘지 않는 것은 공장의 자동화 때문이다.
그런데 괜찮은 일자리가 기다리고 있는 곳이 있다. 교육과 의료 분야이다. 교육과 의료는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산업이므로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특성상 기계보다는 사람이 손수 해야 하는 일이 많아 소위 자동화, 기계화가 어려운 분야이다. 고부가가치의 미래 성장 산업인 셈이다. 그런 교육과 의료 분야가 일자리 창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형평성 시비 때문이다. 지금과 같이 획일적인 교육과 의료 시스템 하에서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가 없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새로운 시장이 바로 차별화된 교육과 의료 시장이다. 그런데 우연히도 영국은 획일적인 교육과 의료의 원조 격인 나라이다.

  차별화된 의료와 교육을 받아들일 지 아닐 지는 국민들이 선택할 문제이다. 그러나 영국의 사태를 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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