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9. 07. 23.


돌고 도는 세상에

 

 

 

 

 


 김 세 현
행정학박사 / 호원대겸임교수

 

 

 

 

지구는 둥글다고 누가 얘기했던가. 그래서인지 세상사는 돌고 돈다.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도 되기도 하고, 부자가 가난해지기도 하고 드물지만 가난한 사람이 고생고생해서 부자가 되기도 한다.


아무 걱정 없어 보이는 사람도 스트레스에 시달려 머리도 빠지고 때론 유명한 점쟁이를 찾아다니는 것을 보면 알다 가도 모를 일이 사람사는 일이다.


우리나라 정치만 봐도 그렇다. 요즘 잘나가는 이재오 의원이나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골수(?) 운동권 출신이다. 아마 민중당을 같이 한 사람들로 안다. 그들이 민중당을 할 때는 무시무시하던 군사정권이라 거의 목숨을 내놓고 해야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현재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민노동이나 진보신당보다 훨씬 좌파였던 것으로 또한 기억한다.


그런 그들이 어쩌면 그들의 타도 대상이던 박정희의 딸 박근혜의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같은 정당에서 나랏일을 좌지우지하고 있으니 이 또한 예상치 못한 일이다.


미디어법이라는 것만 봐도 그렇다. 야당은 한나라당이 미디어를 장악해 정권 연장을 꾀하려 한다고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을 장악하고 있고, 미디어법 강행에 반대한다는 박근혜의원의 말에 얼쑤하며 춤추는 양상이다.


박근혜의원은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인데 그런 정치인이 미디어법을 합의해 통과시키자고 하는 것을 보면 그리 대단한 법도 아닌 것 같고 우리네 민생사와는 별반 상관없는 자기들 밥그릇 싸움하는 법 같아 보이는데 뉴스 첫머리에 항상 미디어법이란 것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고 박근혜 의원이 반대한다니까 여당이 분열한 것처럼 부산떠는 모양이 우스워 보인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양태가 신문 몇 개 장악하거나 방송사들이 나선다고 정권이 왔다 갔다 하는 것으로 알면 너무 큰 착각을 하는 것 같다.


보다시피 우리 국민은 싫증을 빨리 낸다. 이명박 대통령도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인물이었지만 지금은 박근혜 의원보다 더 令이 떨어져 보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또한 다음 대권을 누가 차지한대해도 국민이 지속적으로 그를 지지한다고 생각한다면 그 또한 큰 오산이다.


따라서 지금 여당이 자기네 편에 유리하다고 생각해서 만든 법이 세상이 변하면 자기에게 독이 되어 돌아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거꾸로 생각하면 현재 여당이 만든 법이 야당이 여당되면 역전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른바 투쟁가들이 한나라당에 들어가 크게 성장했으면 야당시절 혹은 도망 다니거나 감옥에 있으면서 어려웠던 시절도 떠올려보면서 이 법이 과연 옳은 가도 생각해봐야 하고, 야당은 무작정 반대하지 말고 현재 여당이 법을 잘 만들어 놓으면 결국 그 혜택이 우리에게 올 수도 있다는 점도 그려보라.


어차피 자기네들 밥그릇 싸움인데 입만 열면 국민을 위해서라고 국민타령이니 요즘 개그프로에 나오는 뿌레땅뿌르국보다 못해보여서 하는 말이다.


어차피 돌고 도는 세상에 혹시 저러다가 이 더운 날, 머리까지 돌까봐 걱정이다.


하긴 어차피 어른아이 구분도 잘 못하고 상대방의 말은 무조건 반대부터 하는 것만 보고 들은 사람들이 하는 일이니 정상적인 정신상태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다 부질없는 짓이다. 싸워봤자 나올 것은 뻔하다. 그래도 싸우자. 싸움이라도 안하면 불안하고 하는 일이 없어 보여 더 불안할 테니까.


조금 지나면 법이라는 것 별것도 아닌데 저런 것을 가지고 우리가 왜 그리 싸웠을까 후회할 날이 있을 텐데 왜들 저러는지.


어차피 세상은 돌고 돈다는 것을 잘 생각하며 살기를 부탁한다. 말해봤자 소용없겠지만 이 더운 날 저들만 보면 우리 국민들 머리가 빙빙 돈다. 세상도 돌고 머리도 돌고 얼쑤.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