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9. 03. 04.


아이를 낳지 않는 사회

 

 

 

 

 

 

 김 세 현
발행인/행정학박사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가구당 1.1이라고 한다.
한집에 아이가 하나밖에 없다는 뜻이다. 나라의 국력을 따질라치면 어김없이 인구수가 들어가는데 이런 추세라면 4,700만(남한) 인구에서 점점 줄어들어 3,000만대 시대가 올수도 있어 국력이 신장하기는커녕 오그라들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싱가폴같은 나라는 500만 인구로도 잘살고 있지만 우리가 일본이나 중국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는 한집에 두 명은 있어야겠기에 오죽하면 전재희 보건복지부장관이 60먹은 본인부터 아이를 낳든지 해야겠다고 자조 섞인 푸념을 했을까? 그 심정이 헤아려 진다.


아이들을 낳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공교육이 무너진 요즈음 사교육비가 엄청나기 때문에 하나라도 잘 기르자는 목표로 아이를 더 낳지 않는 것도 있겠지만, 우선 여성들이 원하는 직장에 취직이 안 되기 때문에 용케 잡은 직장에 들어가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다보면 결혼 적령기를 놓치는데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겠다.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결혼해서 아이를 가지고 출산 휴가를 받을라치면 차라리 사표를 써야하는 분위기에 결혼 자체도 연기하고 아이 출산은 엄두도 내지 못하다가 출산 적령기를 놓쳐 하나만 낳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물론 지금 세상이 옛날같이 아이들 낳는 일을 조절하지 못할 때도 아니고 아이들 키워서 늙으면 봉양 받는 시대도 아니다. 그렇다고 나라의 국력을 위해 힘들게 아이 낳아 기를 만큼 국가관이 투철한 것도 아니고, 아이를 많이 낳으면 국가가 책임질 형편도 아니다.


세상이 변해서 자기중심이 된지 오래된 사회풍토,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풍토, 공부만 열심히 해서 출세만 하면 할아버지 수염쯤은 잡아도 된다는 잘못된 교육, 그런 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가 자기스스로를 뒤돌아보면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들지 의문이다.

 

우리나라가 그래도 경제적 수준이 세계 10위권을 들락날락하는 이유는 그래도 우리 부모님들이 허리띠 졸라매고 교육에 온 정성을 쏟은 功(공)이 컸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한국인으로 UN사무총장도 배출했고 미국아이비리그대학 총장도 배출했으니 그만하면 세계적으로 한국인의 저력도 인정받은 셈이다. 이제 내실을 다져야 한다.


아이를 둘 낳고 하나 낳는 것이 문제가 아이다. 아이들 명문대학 입학시켰다고 혼자만 우쭐댈 때가 아니다. 아이들에게 사회성을 가르쳐야 한다. 공정한 경쟁과 상대에 대한 배려 나눔과 봉사를 가르치는 것이 우선이다.


줄어드는 인구가 갑자기 늘어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해 보인다. 설사 경제가 회복되고 사회가 안정된다고 해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집에 하나씩이라도 낳는다면 다행이다. 이혼율이 높아가고 노후를 스스로 준비해야하는 불안한 사회에서 여성들에게 무작정 아이만 많이 낳으라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다.


TV를 비롯한 언론매체는 웃고 즐기는 버라이어티 중심에서 이제부터라도 결혼의 소중함이나 화목한 가족드라마 등 가정의 행복을 다루는 일에 치중해야 한다.


국가는 저 출산의 이유를 더욱 면밀히 분석해서 여성과 아이들의 복지문제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하는 죽은 사회를 막는 일에 이것저것 따질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 나서야할 중차대한 일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기성세대가 현재의 자기 자식들에게 공부보다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는 일이 급해 보인다. 모든 일은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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