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9. 03. 04.


교육의 진정한 풍요(豊饒)와 빈곤(貧困)

 

 

 

새 학기가 시작됐다. 유치원을 비롯한 초,중,고,대학까지 학교와 캠퍼스는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새로운 선생님들을 만난다. 어떤 선생님이 담임을 맡을까. 새로 오신 선생님은 과연 어떤 분일까 등등 학교는 온통 숲속의 신비처럼 그렇게 활기차고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학교 현장이라는 것은 이처럼 기대와 설레임 그리고 지식과 지혜를 채워 넣는 보고로 우뚝서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분위기는 안타깝게도 서서히 희석돼 가고 학생들과 부모들은 성적향상과 좋은 대학 진학에만 골몰하고 있다.


학교는 이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신성하고 기대감 넘치는 교육현장이 아니라 거의 의무적으로 나가는 곳으로 변질돼 가는 인상을 짙게 풍긴다.


학생들은 학교가 끝나기 무섭게 사설학원과 개인교습을 받으러 분주하게 움직인다. 사설학원에서는 이러한 세태에 부응이라도 하듯이 대형버스까지 운행하면서 학생들의 학원 등원 편의를 돕는다. 학교앞에서 기다렸다가 태워다주고 느지막이 수업이 끝나면 집앞 까지 친절하게 데려다준다.


학원강사들은 강도 높은 채찍을 가하며 지식에 해당하는 주요과목을 집중적으로 훈련시킨다. 시험에 나올만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선행학습과 복습을 통해 줄줄 외울 정도로 훈련을 시킨다.


이른아침 학교에 갔다가 늦은 자정이 되어서야 귀가하는 어린 학생들을 지켜보노라면 안타까움이 절로 느껴진다. 하지만 그 대열에서 이탈하게 되면 곧 도태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우리사회에서 그 줄을 벗어나라고 쉽게 말하기도 어렵다.


학생들의 성장에 따른 수면부족의 해소와 적절한 건강관리가 필요한데 이 모든 것들이 위기에 처해진 현실이다. 따라서 서울의 경우 야간 학원 학습시간을 밤10시로 제한하는 조례를 만들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이것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결국 학원들은 벌금을 내면서 까지 연장수업을 한다는 점이다. 경기도의 경우는 초등은 10시, 중등은 11시, 고등학생은 12시등 차별적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따라서 서울의 학원들에서는 경기도처럼 12시로 늘려야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만만찮다는 여론이 들려온다.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이번에 전국적인 기초학력 평가가 이루어졌는데 대도시가 선두를 못 지켰다는 평가결과로 학부모의 원성이 높은 모양이다. 그 결과 학교에서는 대비책을 세우느라 부산한 형편이다.


이러는 사이 사설학원들의 기세는 더욱 강해질 가능성도 높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사교육비가 증대되면 교육 빈부차가 극심해질 우려마저 낳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경쟁력이 무엇이고 건강관리의 소중함을 동시에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 충분히 쉬고 공부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휴식과 기초학습의 함양, 더 나아가 자신의 특기와 적성을 잘 파악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미래 주인공을 육성하는데 온 정성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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