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8. 02. 27.


易地思之(역지사지)의 지혜


 김 세 현
발행인/행정학박사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네 삶이 서구의 개인주의가 몰려온 탓인지 오직 자기중심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국민의 성질도 급해졌고, 먹고 살기 힘들어 운전 중에도 조그마한 시비로 주먹다짐이고, 먼저 사과하면 될 사소한 일에도 툭하면 경찰서에 신고해서 모든 걸 법대로 하자고 큰소리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나라가 이렇게까지 된 연유야 여러 가지가 복합돼 있겠지만 우선적으로 나라를 이끄는 오피니언 리더들, 특히 일부정치인들이 자기 생존을 위해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상대를 헐뜯고 끝내 낙마시켜야 분이 풀리는 사회분위기를 보여준 것도 크게 한몫 한 것은 부인 할 수 없다.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에 소위 국회인사청문회라는 것을 생중계하면서 상당수의 장관후보나 총리후보가 한나라당의 공격에 의해 낙마했으며, 이번에 한나라당의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통합민주당은 마치 그 빚을 갚는 것처럼 총리 후보자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연일 공격해 일부는 스스로 사퇴하거나 혹은 한나라당 자체에서도 사퇴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인사청문회는 중요하다. 더구나 국가의 중요정책을 입안하고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각종 정책을 마련하는 장관에 대한 청문회는 엄격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직접 장관 후보가 돈이 많다거나, 아이들이 미국국적을 가졌다거나, 조상이 물려준 땅 혹은 부동산을 과다소유 했는지 판단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성공한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인사시스템의 정비가 무엇보다도 중요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또한 다 나라가 잘되자고 하는 것이지 어느 한 개인의 출세를  좌지우지 하기 위한 청문회 자리도 아니다. 새로운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나랏일을 하려고 하는데 장관이나 총리 후보자가 걸림돌이 되어서도 안 된다.


한나라당도 반성해야 한다. 지난 10년의 야당 시절도 되돌아 봐야 한다.

민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정치권에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앞으로의 여당과 야당이 번갈아 가면서 정권을 잡을 것 같은데 그때마다 장관과 수석들의 인사문제로 나라가 시끄러워서야 되겠는가?


지금은 나라가 어렵다.

뭐 그리 좋던 시절도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모처럼 국민이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이명박 정권을 잔뜩 기대하고 있는데 시작부터 삐걱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


여·야가 한발씩 양보해야 한다.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자세변화가 필요하다.


조금 잘못이 있더라도 봐줄 때는 봐주고 넘어갈 때는 넘어가주는 지혜, 합법적보다는 합목적적인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5년 세월 금방 지나가고 세상이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남의 발목만 잡아서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
남을 거칠게 비판하는 사람의 삶도 깊은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리 맑지 않은 법이다.


정치인이면 누구든 “조사하면 다 나와”라는 어느 개그맨의 말을 항상 염두에 두길 바란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는 자세, 모든 국민은 몰라도 시대를 이끌어 가는 정치인들은 꼭 되새겨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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